'통계 조작의혹' 전 국토부 관계자들 구속영장 기각…"권력형 범죄 수사 계속"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집값 등 국가 통계조작 의혹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전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필요한 수사를 계속해 본건 가담자와 그 역할을 명백하게 규명하겠다며 영장 재청구 의지를 밝혔다.

대전지법 윤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월 8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통계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윤성원 전 국토교통부 1차관과 이문기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의 사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날 오후 6시께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윤 부장판사는 "주거와 직업, 가족 관계가 일정하고 감사와 수사에 성실히 응한 점 등으로 미뤄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과거 피의자 지위만으로 참고인에게 회유 압력을 행사해 장래 진술을 왜곡할 구체적 사정이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윤 전 차관 등은 문재인 정부에서 각각 국토부 1차관과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으로 근무했으며, 한국부동산원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 수치를 조작하게 하는 등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2017년부터 2021년 사이 부동산 가격과 소득·분배·고용에 관한 정부 통계를 조작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전 청와대 정책실장 4명 전원과 김현미 전 국토부장관,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 22명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 6월부터 집값 정책이 효과를 내는 것처럼 보이려고 한국부동산원을 압박해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통계를 5년간 94차례 조작한 혐의다.

수사를 맡은 대전지검은 국가통계 조작사건에서 처음으로 국토부 전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신병확보에 나섰으나 구속 필요성에 대해 법원은 다른 판단을 내린 것.

대전지검 관계자는 "다수에 의한 권력형 조직적 범죄임에 비춰 납득하기 쉽지 않으나 수사를 계속해 본건 가담자와 그 역할을 명백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