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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가 2024학년도 대학 등록금 인상률 법정 상한선을 13년 만에 최고치인 5.64%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인상 한도 4.05%보다 1.59%p 높은 수준으로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공고하기 시작한 2011년 이래로 가장 높다.
거점국립대인 충남대는 등록금을 인하한 2012학년도를 제외하고 2009학년도부터 2023학년도까지 15년간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해 왔다. 1월 10일 열리는 2024학년도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대학본부와 교수, 학생 대표 등의 논의가 예정돼 있다. 국립대 특성상 정부 지침을 역행하기 어렵고 글로컬대학 30 재도전을 앞두고 있어 동결 가능성이 크다.
이찬솔 충남대 총학생회장은 "대학 재정이 어려운 것은 공감되지만 그 책임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해선 안 된다"라며 "총장 선거를 거치며 모든 후보가 등록금을 올릴 게 아니라 정부에서 지원하는 외부재정 확충을 강조한 바 있다"고 말했다. 11일 예정된 전국총학생회협의체 포럼에서도 등록금 인상 관련 사항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사립대의 경우 먼저 나서서 등록금을 인상하기는 부담스럽다. 한남대는 1월 23일 등심위가 예정돼 있고, 건양대 등 지역 사립대 역시 이달 중 등심위를 열고 결정 해야만 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은 고물가와 코로나 사태 외국인 유학생 감소 등으로 재정 위기가 심각하다고 토로한다. 대학 총장 70%가 '올해 혹은 내년'에 등록금을 올릴 예정이라는 대교협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등록금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사립대의 경우 이미 2015년 전후로 재정수입 감소세가 뚜렷하다. 2022년 교육부 '사립대 재정수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대비 2021년 대전지역 사립대 수입총액은 1163억 원(14.7%) 감소했다. 등록금 수입은 광역권 일반대 가운데 대전이 16.2%로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지역대 관계자는 "등록금을 올리면 국가장학금Ⅱ 유형 지원이 제한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결해 왔지만, 인건비도 감당하기 어렵다"라며 "계속되는 등록금 동결은 대학 재정난을 심화시키고 교육·연구 축소 등 교육의 질을 하락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등록금 인상률 제한 규정의 입법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교육부가 법적인 근거가 없는 국가장학금Ⅱ 유형 지원과 대학 재정 지원사업에 등록금 인상률을 반영한 것은 대학이 법정 인상 한도에서 자율적으로 등록금 인상률을 책정할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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