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졸업 특수 찾기 힘든 화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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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졸업 특수 찾기 힘든 화훼산업

코로나19 이후 모임, 졸업식 등 제모습 찾았지만 소비패턴 변화
에콰도르 경제협력 협정까지 화훼농가 '이중고'

  • 승인 2024-01-03 16:36
  • 신문게재 2024-01-04 5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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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DB
고물가에 졸업·입학 특수를 기대했던 화훼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졸업과 입학을 비롯해 인사, 모임 등 각종 행사가 풍성하지만, 소비자들이 지갑 열기를 주저하고 있고,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aT 화훼공판장에서 거래된 총 수량은 206만 속으로 전년동월 대비 0.65% 떨어졌다. 반면 실적은 지난해 12월 144억 원으로 전년보다 2.97% 올랐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모임이나 졸업식, 입학식 등은 제모습을 찾았지만,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간소화된 문화가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더욱이 지난해 고금리, 고물가 등 경기 침체가 심화 되면서 꽃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줄었다. 꽃을 선물하는 대신 상품권을 비롯해 기프티콘, 케이크, 과일 등 다양한 대체품이 선호를 받으면서 화훼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다만, 꽃 가격이 높아지면서 실적 자체는 전년보다 올랐다. 직장인 임광빈(43) 씨는 "주변에 졸업이나 입학을 하는 조카들이 많은데 꽃보다는 실용적인 선물을 선호한다"면서 "주변을 봐도 비싼 꽃보다는 같은 가격에 오랫동안 쓸 수 있는 선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어려움을 겪었던 꽃집들은 졸업과 입학 시즌에도 특수를 누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원숙영 대전화원협동조합 이사장은 "코로나19 시절에 비해 연말 모임이나 졸업식 등이 열리면서 꽃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이전까지 회복되지는 못하고 있다. 꽃값도 비싸져 구매하는 꽃 수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김정민 한국화원협회 대전지회장은 "꽃값이 이전에 비해 월등히 비싸다. 코로나19 시절에 비해 손님이 늘었지만, 이전만큼은 아니다"라면서 "이전에는 졸업식을 한꺼번에 했는데 지금은 기간 자체가 길어졌다. 졸업시즌을 체감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화훼 농가들은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고령화로 농가 수 자체가 줄고 있는 데다, 지난해 전기세와 유류비 등이 급등하면서 난방비 부담이 커 경영에 어려움을 크게 느끼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국과 에콰도르가 자유무역협정의 일종인 전략적 경제협력 협정 협상을 타결하고 정식 체결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면서 농가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에콰도르는 절화와 꽃봉오리가 10대 수출 품목 중 7위를 차지할 만큼 꽃이 주력산업이기 때문이다.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는 다음 달 초 대규모 항의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김남한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충청지회장은 "비료 가격에 전기요금까지 생산 물가가 다 올랐지만, 꽃값은 주변 물가와 비교하면 크게 올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꽃다발은 팔려도 소비자들이 꽃 수를 줄여 사고 있어 소비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전략적 경제협력 협정을 맺으면 수입 꽃에 우리 농가는 다 몰살될 것"이라고 강하게 얘기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베트남, 2016년 콜롬비아와의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 이후 지난해까지 베트남산 국화 절화 수입량은 60배, 콜롬비아산 장미 절화 수입량은 36배 증가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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