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호 해맞이 |
새해 전날 밤, 아들은 성인이 되는 의미로 친구들과 모여 놀기로 했다.
걱정은 되지만 기대에 부풀린 아들을 보면서 차마 말리지는 못하고 믿어보기로 했다.
새해 아침 7시 되기 전에 아들이 들어왔다. 술이 약한 아들의 취한 모습을 상상했었는데 멀쩡하게 들어온 아들이 고맙고 너무 반가웠다.
아들은 들어오자마자 지난밤의 일들을 얘기하던 중 친구들이랑 해돋이 보러 가고 싶은데 모두 안 간다고 해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생각해 보니 한국에서 살면서 한 번도 해돋이 보러 간 적이 없다.
아들이 원한다면 어려운 일도 아닌데 엄마가 들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시간은 없고 대충 옷만 입고 운전대를 잡았다.
7시 지나서 출발해 가는 길은 차가 밀리고 주차 공간도 찾기 어려웠다.
어렵게 주차하고 아들과 함께 가면서 날씨는 춥지 않은데 바닥이 좀 미끄러워 자연스럽게 손을 잡았다.
오랜만에 아침공기를 마시면서 아들과 산책하는 데 기분이 너무 좋았다.
늦게 도착한 예당호에는 사람들도 붐볐다. 그날따라 안개가 꽉 차 해돋이는 못 봐서 아쉽지만, 아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김향분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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