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가 2023년 12월 29일 열린 토론회서 골령골 산내사건 희생자 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
박선주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는 2023년 12월 29일 아신극장에서 열린 '대전 산내사건이 남긴 과제 토론회'서 골령골 비극의 실체에 대해 발표했다. 이번 토론회는 아힘 TV와 장철민 의원 등이 공동 준비했다.
박선주 교수는 그동안 산내 골령골서 진행된 모든 발굴 과정을 이끈 인물이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전국단위 위령시설 조성을 위한 마지막 발굴이 도로 등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완료된 상태서 자신이 연구한 것과 그동안 알려진 것의 차이를 밝힌 것이다.
골령골에선 2007년부터 2022년에 걸친 발굴을 통해 총 1441구의 유해가 수습됐다. 그동안 희생자 수에 대해선 다양한 기록을 통해 1·2·3차 학살에서 '1400명에서 7000명'이라는 다소 큰 폭의 추정치가 전해지고 있다. 학살 기간에 대해서도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17일로 규정하고 있다.
박 교수는 희생자 수에 대해선 현재까지 발굴된 유해와 시굴결과, 기록을 비교했을 때 최소 1450명 이상이며 2000명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내 골령골엔 총 8개 학살지(추청지 포함)가 존재하는데 이중 1학살지와 2학살지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재까지 1·2·3·5지점서 유해가 발굴됐으며 발굴 상태와 특징을 분석했을 때 각각 다른 시기에 학살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박 교수는 3차에 걸친 학살을 다시 분류했다.
박 교수는 1차 시기는 한국정부 수립부터 6·25발발 직후까지 일어난 처형을 지칭하며 3차 시기는 9·28 수복 후 부역혐의자를 학살한 시기로 나눴다.
주도랑에서 일어난 2차 시기는 기존에 알려진 대로 7월 3~5일 또는 8~10일 사이 일어날 것으로 보며 보다 정확한 과정을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는 견해다.
박선주 교수는 "기존 기록된 내용 중 희생지의 규모와 희생자 수, 희생 시기에 다른 점이 있어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위령시설을 만들기 위해 도로를 옮겨야 하는데 그 밑에 혹시 (유해가)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실 2017년 시굴 조사를 했는데 흔적이 없었다"며 "회도를 해서 그 부분을 드러내 보면 정확하게 알 수 있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앞서 아힘TV는 대전 산내사건을 다룬 새로운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D' 시사회를 진행했다. 최재성 감독이 연출한 이번 다큐멘터리는 정부 차원의 유해 발굴사업이 사실상 마무리된 상황에서 영국인 데이비드 밀러 박사 시선으로 산내 골령골이 남긴 과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랜 시간 산내사건을 연구한 데이비드 밀러 박사는 미국 출신 인권학자 스테판 손넨버그 박사(서울대 로스쿨)와 함께 골령골과 같은 아픔이 있는 지역의 전 세계 시민들을 위한 일명 '평화 인권 벨트'(PHRB·Peace&Human Right Belt) 구성을 제안한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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