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해 '준비된 메가시티' 원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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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해 '준비된 메가시티' 원년 만들자

  • 승인 2024-01-01 12:43
  • 신문게재 2024-01-02 19면
새해에는 메가시티 논의가 전국 각지와 정치권으로 번질 모양새다. 4·10 총선용 수도권 메가시티 이슈까지 겹쳐 다각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다. 최대 관심사는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등 4개 시·도가 단일 행정권역으로 향하는실제적인 원년이 될 수 있으냐다. 정치권의 메가시티 이슈 살리기가 김포시, 구리시의 서울시 편입에 맞춘 특별광역시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그것은 본질부터 다르다.

광역행정 협력 방안을 2015년 이래 본격 논의해온 충청권은 언제라도 급물살을 탈 수 있는 '준비된 메가시티'다. 충청권 상생협력기획단, 충청권 광역생활경제권 논의에 이은 특별지자체 합동추진단 등 초광역 협력 경험까지 풍부하다. '행정수도'가 있는 국토 중심지로서, 단일 광역경제권으로서 잠재적인 경쟁력 면에서 부족함이 없다. 이러한 토양 위에 지난해의 충청권 메가시티 선포를 현실로 구현해낼 수 있어야 한다.

충청권 인구만 단순 합산하면 덴마크 정도의 규모다. 거대 광역단체로서 수도권 버금가는 지역경제 공동체를 구상할 수도 있다. 그보다는 2부(府) 6현(縣) 4시(市)의 일본 간사이광역연합이 충청권 메가시티에 더 근접한다고 본다. 그러면서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이념과 같이 가야 한다. 돈과 사람이 쏠리는 수도권 깔때기 현상을 막기 위해 수도권 공공기관과 대기업의 이전은 필연적으로 동반될 과제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호남의 메가시티(혹은 광주에 전남 서부와 전북 새만금을 연계한 서남권 메가시티) 구상도 다르지 않다. 다만 행정통합이건 경제통합이건 서울 확장론은 맥락이 같지 않다. 지지율 열세를 만회하려는 노림수로서의 수도권 메가시티는 충청권 등에서 추진하는 메가시티와 우선 방법론적으로 불일치한다.

메가시티를 규모의 경제로 지역이 더 나빠지는 걸 막는다는 '차악'의 개념으로 접근해서도 안 된다. 비수도권 인구소멸에 대응하는 능동적인 정책이 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지방은행이나 도로·철도 국가계획 반영 등 현안에는 일치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KTX 세종역 등 첨예한 이해관계 앞에서 대승적 자세가 요구될 일도 올해는 부쩍 더 많아질 것이다. 대전·세종 우선 통합, 금산·옥천 편입이 부상되면 초광역 발전 차원에서 다뤄볼 수 있겠다. 찻잔 속 태풍이 아닌, 지방시대에 부합하는 메가시티를 뿌리내려 제2의 수도권으로 발전시킬 책무가 주어진 갑진년 새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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