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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에 고금리 등 금융시장 마저 경색되면서 부동산 PF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급히 진화에 나섰다.
28일 건설업계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이날 오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건설도 워크아웃 보도가 나오자 공시를 했다.
태영건설은 "다각도의 자구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으로부터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상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됐다고 통보받았으며 이에 따라 워크아웃, 즉 기촉법 따른 금융채권자협의회의 공동관리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75% 이상 동의하면 개시된다. 워크아웃에 돌입하면 채권단은 대출 만기, 개선 계획 등을 관리하게 된다.
꾸준히 유동성 문제가 제기됐던 태영건설은 만기가 도래한 부동산 PF 대출 상환 때문에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 태영건설의 순차입금은 1조8176억원, 부채비율은 478.7%에 달한다. 금융권 추산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순수 부동산 PF 잔액은 3조2000억원이며 이달까지 만기인 PF 보증채무는 3956억원이다.
태영건설은 앞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구 노력을 할 방침이다. 사재 출연과 계열사 매각, 자산·지분 담보 제공 등을 포함한 자구안도 제출했다. 3조원 몸값의 종합환경기업 에코비트 매각에 나서고 있다.
시공능력 순위 16위의 중견기업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건설업체들의 연쇄 위기 등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와 같은 분양시장 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22조 8000억원(한국기업평가·8월 말 기준) 규모의 PF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9월 말 기준으로 부동산 PF 규모는 134조3000억원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금융권이 부동산 PF 부실 조정에 나설 경우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중소형 건설사의 줄도산도 현실화될 수 있다.
정부는 대주주의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전제로 채권단과의 원만한 합의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태영건설 관련 PF 사업장은 9월 말 기준 총 60개로, 각 사업장의 유형과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거나 정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한, 현재 태영건설이 공사 중인 주택사업 업장은 총 22곳(1만9869세대)으로 정부는 공사 중인 주택 사업장과 계약한 수분양자들에 대한 보호 조치도 시행된다. 이와 함께 진행 중인 공사 140건은 수익성 검토 등을 거쳐 태영건설 또는 공동 도급사가 공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관련 협력업체 계약 96%(1057건)가 건설공제조합의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가입 또는 발주자 직불 합의가 돼 있다. 정부는 다른 PF 사업장 및 건설사 영향을 최소화하고 금융시장 안정화에도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종합 대응반을 통해 시장 참여자와 지속 소통하고 상황을 점검하며 시장 안정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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