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삶은 인간적으로나, 의사로서나 드라마와 같다. 6·25 전쟁에 참전한 아버지는 지뢰 폭발로 한쪽 눈을 잃고 팔다리를 다쳐 국가유공자가 됐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비가 들지 않는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하려 했으나 시력이 나빠 꿈을 접고 의대에 진학했다고 한다. 나아지지 않는 형편 때문에 의대 재학 중 해군 수병으로 입대하기도 했다. 그가 인기드라마 '낭만닥터'의 모티브가 된 것은 이 같은 굴곡진 삶과 무관하지 않다.
국내 중증외상 등 응급의료 분야는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해도 무리가 아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27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현재 응급의학과는 전공의 지원율이 80%를 넘지 못하고, 응급실을 떠나 개업하는 전문의가 10%를 넘어섰다"며 파국의 조짐을 경고했다. 응급환자가 숨지면 막대한 비용을 청구당하고, 형사 책임까지 져야 하는 의료계 현실에 대한 토로다. 응급의료 의사들이 성형 분야와 경증 환자를 돌보는 길을 택하는 것을 탓할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원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권역외상센터 설립을 위한 응급의료 관련 법률 개정과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 운용에 적극 기여해 왔다. 응급의료계엔 사명감 하나로 의료 현장을 지키는 의사들이 적지 않다. 정부도 응급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원장의 새로운 도전이 군 의료는 물론 국내 응급의료 문제를 환기시키는 전환점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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