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
왜 사람을 존중하고 민주적 가치를 내면화해야 할까요? 먼저 그 당위성을 말하면, 바로 우리의 '인생'과 관련이 있습니다. 언젠가, 어딘가 좋은 인생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소홀히 하기 쉽지만, 사실상 내 옆에서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이 내 인생의 스토리입니다. 그들과 함께 내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 하루 종일 같이 근무하고, 대화하는 것, 어느 때는 업무 협조를 하는 것이 곧 내 인생의 이야기가 되고, 미래가 됩니다.
모든 '과정'은 '목적'을 초월합니다. 인생이라는 목적보다는 매일 만나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의미이지요. 예를 들어 목표를 정하고 걸을 때, 열 바퀴 도는 것을 목표로 정하고 거기에 도달하면 만족감을 느끼지요. 그러나 그 잠깐의 만족감보다는 걸으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것, 목적지에 곧 도달하리라는 희망이 더 중요합니다. 과정이 목적을 초월하는 것이지요.
왜 사람 존중일까요? 이는 인간의 유일성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지구가 만들어진 이래 똑같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일란성 쌍둥이조차도 같지 않습니다. 얼굴이나 성격도 다 다르지요. 또한 모든 사람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입니다. 누구의 딸이자 아들, 아빠, 엄마이기도 하고, 부모에게 자식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존재이지요. 따라서 모든 사람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직장에서도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조직에서 내가 존중받는다는 것을 느끼면 열심히 일하는 동기 부여가 될 것입니다.
또한 민주적 가치는 다양성을 허락하고, 비판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다 다르다는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고 생각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윗사람의 생각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의 생각이 등가(等價)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이러한 민주적 가치의 내면화가 모든 조직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특정 대학을 강권하는 것은 결코 민주적 가치는 아니지요. 부모는 조언은 하되 아이들의 의사와 결정을 존중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생활화 되어야 하지요. 다양성과 비판을 허용하는 조직이 건강합니다.
이렇듯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바로 사람을 존중하고, 다양성과 비판을 허용하는 것으로, 이와 반대되는 행위는 금지되어야 하지요. 바로 상명하복 문화인데, 위에서는 지시하고, 아래에서는 무조건 따르는 것을 말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꼰대 문화입니다. 둘의 공통점은 본인의 우월한 지위를 통하여 과거 경험을 현재에 강요하고 그에 비추어 판단하고 충고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것입니다. 아직도 '무조건 나를 따르라'라고 강권하는 조직의 장(長)이 있나요? 지금도 자의적(恣意的)으로 인사권을 남용하는 상사가 있나요?
이러한 조직 문화의 변화와 관련하여 MZ세대의 등장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MZ세대는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들과 함께 변화해야 합니다. MZ세대는 능숙한 디지털 기술 융합 시대에서 그들은 정치, 소비, 사회 변화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것을 기성세대는 항상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이 글은 염홍철 <새마을 인문학> 참조.)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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