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책 자체는 오히려 풍성하다. 정부가 새로 16개 부처 합동으로 제1차 인구감소지역 대응 기본계획을 확정하기도 했다. 국토 외곽 먼섬 지원 특별법까지 지난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그런가 하면 정부가 인구감소지역을 16가지로 구분하는 정성 통계자료 개발에 나선다고 한다. 성격유형검사처럼 '지역 특성 MBTI'를 개발해 인구감소지역의 강·약점을 분석하면 유용한 정량 지표가 될 수는 있다. 다만 적절한 대응 지원에 어떻게 접목할지는 의문점이다.
전 세계 217개 국가 및 지역에서 홍콩을 빼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가장 낮다. 지역에서 약국과 목욕탕, 세탁소까지 사라지는 것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아무리 출산장려금과 양육수당을 제공해도 나쁜 정주 여건은 지역 이탈을 가속화할 뿐이다. 출산 인센티브를 유일한 저출산 대책처럼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내년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는데, 저출산만큼 초고령사회 대비도 시급하다.
지난해부터 지방소멸대응기금을 10년간 매년 1조원 규모로 인구감소지역 등 지자체에 배분하고 있다. 실효성이 있으려면 결혼해 아이를 낳아도 행복한 삶이 유지된다는 확신이 형성되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 않고는 지자체에 인구정책관을 두고 인구정책과와 이민정책과를 둬도 소용없을 것이다. 저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각적이고 해법 또한 다양하다. 그러나 "좋은 정책을 다 모은다고 해서 이것이 바로 저출산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윤 대통령 지적에 어려움이 숨어 있다. 지역 인구감소 대응 지원에서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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