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의 '10월 여수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세종·충남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2조 606억원으로, 9월(31조 6085억원)보다 4521억원 확대됐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지역별로는 10월 대전이 2091억원 확대된 13조 9553억원이다. 9월 증가액인 797억원보다 2배 넘게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지역민이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3% 증가했고, 1~10월 통틀어선 6903억원 늘어난 수치다. 세종도 10월 131억원 증가한 5조 5962억원으로, 9월 564억원 증가한 이후 추가적인 오름세를 이어갔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9% 오른 수치이며, 1~10월 전체적으론 2598억원 증가했다. 충남 역시 대출 잔액이 급증 중이다. 10월 충남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300억원 증가한 12조 5091억원이다. 9월 1410억원 증가한 이후 더 늘어났다. 1년 전보다는 8%, 1~10월 전체적으론 5344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확대는 전체 가계대출 증가로 직결된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으로 구성된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은 줄어드는 반면에 금리가 저렴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늘어나다 보니 전체적인 가계부채를 늘리고 있다. 실제 신용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은 이전보다 하락했다. 대전의 10월 시중은행 기타대출은 5조 2316억원으로, 1년 전인(5조 9177억원)보다 6861억원 줄었다. 세종도 이 기간 1조 7166억원에서 1조 4846억원으로 2320억원, 충남은 6조 218억원에서 5조 2644억원으로 7574억원 각각 쪼그라들었다.
줄어든 기타대출 금액을 주택담보대출이 채우는 형식으로 전체적인 가계대출 몸집이 불어난다. 대전의 10월 총 가계대출은 19조 1869억원으로, 1년 전(19조 406억원)보다 1463억원 증가했으며, 세종도 이 기간 6조 9533억원에서 7조 808억원으로 1275억원 확대됐다. 충남도 2022년 10월 17조 6097억원에서 올 10월 17조 7735억원으로 1638억원 증가했다.
동시에 대출 연체율도 올라서고 있다. 10월 대전 가계대출 연체율은 0.29%로 1년 전(0.19%)보다 0.10%포인트 올랐다. 세종도 2022년 10월 0.09%에서 0.13%로 0.04%포인트, 충남은 0.14%에서 0.20%로 0.06% 각각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대전이 10월 0.20%로, 1년 전(0.12%)보다 0.08% 상승했다. 세종도 0.06%에서 0.10%로, 충남은 0.10%에서 0.14%로 각각 0.04·0.10%포인트 올랐다.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지역민이 늘었다는 건 그만큼 가계 재정 상황이 어렵다는 걸 뜻하는데, 부채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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