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건 안전점검만 철저히 했어도 대부분의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사고가 발생한 세종 목욕탕의 경우 수용 인원이 100명을 넘지 않아 다중이용업소 등록 기준에 미달, 2년에 의무적으로 받는 설비 점검에서 제외됐다고 한다. 대전만 해도 전체 목욕탕 95곳 중 67곳이 다중이용시설로 등록되지 않았다. 주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동네 목욕탕의 경우 시설이 노후화된데다 설비 점검 대상에서 제외돼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꼴이다.
안전사고는 연구소와 국가 기간산업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21일에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실험동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60대 직원 한 명이 숨졌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23일 1, 2 고로 사이 고압전선에서 불이 나면서 고로 5기 중 3기가 가동을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는 2시간여 만에 진화됐지만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전력 케이블 피복과 가스 누설 등 사고원인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사고는 경각심이 해이해지는 빈틈을 노리고 발생하는 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라며 재난 안전 공직자 등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연말연시 새해맞이 등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자체의 관리 감독 강화는 물론 개인 스스로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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