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위원장은 취임하자마자 풀기 쉽지 않은 난제에 직면한다. 민주당이 28일 국회 통과를 벼르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첫 시험대다. 한 위원장은 19일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면서도 "다만 (총선기간) 선전 선동하기 좋게 만들어진 악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국민을 설득시킬 수 있는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느냐다. 당내에서 긍정과 부정적 시각이 극명한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포용 여부도 관심사다.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압승 후 승리에 취했던 민주당은 '한동훈발 혁신'이 남의 일이 아니게 됐다. 새해 초 창당을 공언하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는 "DJ는 사법 문제가 없어도 2선 후퇴를 여러 번 했다"며 이재명 대표의 사퇴와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에게 '회군'의 명분을 주는 건 이재명 대표가 맞닥뜨린 난제다. 벌써부터 일고 있는 '비명계 공천 학살 논란'을 어떻게 수습하느냐도 숙제가 됐다.
'윤석열 대 이재명'의 재대결 구도로 전망됐던 총선은 차기 대선 유력주자인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로 전환되고 있다. 총선 패배는 임기 3년을 남긴 윤석열 정부의 '식물 상태'를 초래하고, 민주당과 사법리스크에 직면한 이재명 대표는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됨을 의미한다. 선거 때만 국민을 입에 달고 사는 정치로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 혐오의 정치행태를 벗어나 국민이 공감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혁신만이 승리로 갈 수 있는 첩경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