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우 초려문화재단 이사장 |
최근 2002년 3월부터 공주대박물관에 위탁관리 중이었던 초려 선생 유물을 세종시에 이관하는 문제가 기관, 단체 간 논의되고 문중에서도 의견이 활발하다. 박물관은 2019년 8월이 되어 최초, 그 목록이 작성되고 처음으로 문중에 설명회를 가졌지만 2023년 초부터 이전 문제를 놓고 일부에서 석연하지 않다는 지적들이 있었지만, 그것은 문중에서부터 제대로 된 의견을 모으고 기증(寄贈)에 따른 절차와 준비 등 사후 대책도 강구(講究)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논의, 절차가 있듯이 요구도 병행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으로 충분히 이해가 된다.
초려가(草廬家) 고문헌은 초려 선생의 부친 25세(世) 이서(李曙)부터 36세 이규헌까지 이어지는 400여 년의 보기 드문 경주이씨 문중의 역사적 문헌이며 자료이다. 2018년 4월~2019년 7월까지 공주대박물관은 이를 분류, 해제, 탈초, 번역, 라벨 작업까지 마치고 일반인들과 연구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정리했다. 이는 목록에만 존재하는 내범요람(內範要覽)과 초려향약수초 2건을 제외한 164건이었지만 채근담, 무명교사예찬사 족자 2건을 추가해 모두 168건이다.
이의 역사적 가치와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특히, 고문서 중 121건은 논어, 중용, 주자서절요 등으로 17C 이전 간행된 경서, 문집이고 동토필서, 양선생필 등 필첩과 간독자료(簡牘) 외 사례홀기, 청풍김씨신종록 등 예학 관련 저술, 문헌과 여성교육과 교양을 위한 저술 그 밖의 초려 사후 추숭(追崇) 관련 자료, 초려가 경제 규모 변화를 보여 주는 호적 관련 자료와 분재기 자료 그리고 초려가문(家門) 종계(宗契)와 탄옹선생 문회당기 외에 가문 현창 자료 및 장택기(葬擇記) 중심의 관혼상제 문서 등은 향후 연구, 조사, 발굴해야 할 귀중한 사료(史料)들이다.
이런데도 문중에 먼저, 의견을 묻지 않고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사)이초려기념사업회의 안건으로 올리는 바람에 혼선을 빚었지만, 시제(時祭) 때 모인 종중회의에 늦게나마 보고하고 의견을 구했음에도 다시 이견(異見)들이 있음은 일의 순서에 맞지 않은데 기인한다.
2025년 준공 예정이라는 세종시립민속박물관은 현재, 부지만 확보해 놓았지 아직 삽도 안 떴다. 예산 때문에 적어도 2027년은 되어야 한다는데 수장고 하나도 갖추지 않은 세종시의 형편을 너무 잘 아는데도 왜 그렇게 서두르는지는 설명을 해야 한다. 오히려 문중이 그렇게 서두르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처럼 의심받는 소리는 들을 필요가 없다.
또, 12월 8일 공주대박물관과의 관계기관회의에도 단독으로 참석하고 이전 목록과 반납 목록 작성 등 인수인계서까지 작성했다는데 이 또한, 자세한 설명을 해줘야 신뢰가 간다. 학술대회 등은 차치하고 초려 선생 문집 번역사업과 도로명, 교통안내표지판 등의 설치는 그렇다고 해도 박물관 내 독립된 전시공간 확보는 먼저, 확인해야 하고 또, 무엇보다 시급히 추진해야 할 사안인데 이에 대한 내부의 의견은 아직 안 되고 있고 또, 혼자 주도한다는 것에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하면 기관에서도 전체의 의견으로 보지 않는다. 협상은 먼저, 충분한 의견을 거치고 일치된 주장을 정했을 때 그 힘에 비중이 실리고 또, 설득력을 얻게 된다. 그것은 상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연우 초려문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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