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녹용 현충과장 |
"일제 말발굽에 짓밟힌 나라를 찾으려 동분서주 동지 모아 군자금 모아드리고, 이 한몸 다 바쳐 일본 군부 쳐부수려 했는데 뜻을 같이한 동지와 함께 투옥되니 한 많은 젊은 인생 웃으며 가리라"라는 옥중편지를 쓰신 오석완 선생. "시신은 찾지 못할 것이니라"며 목숨 걸어 의거하면서 "조국이 있는 한 일본의 침략을 경계하지 않을 수 있으랴!"라는 유언을 남기신 김수담 선생 등….
일제 강점기, 암흑에 휩싸인 나라를 밝히기 위해 불꽃처럼 살다가 호국의 언덕에 무궁화로 곱게 피어난 순국선열들이다. 추모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보훈정신의 심장인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자신의 안위보다. 가족보다 국가를 더 사랑했던 297위의 순국선열들이 영면해 계신다. 우리는 "순국선열"이라는 뜻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순국선열이란 일지의 국권침탈 전후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국권침탈에 반대하여 독립을 위해 항거하다 옥사·피살·자결·전사 등으로 순국하신 분들을 가리킨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은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라며 과거에 대한 성찰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깨우고 있다. 과거를 성찰한다는 의미는 영광스러운 업적과 들추어내고 싶지 않은 일들을 후대들에게 숨김없이 알리는 것이다. 유가족의 피눈물 속에서 자랑스럽게 빛나고 있는 할아버지, 아버지의 모습을 낱낱이 찾아내어 겨레의 아픔과 자긍심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다.
오늘날 자유와 평화가 넘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란 아름드리나무가 푸르른 잎을 하늘 높이 피워내고 있음은 이분들이 목숨 바쳐 지켜낸 독립이란 자양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뿌리가 땅 밑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고 잊어버린다면 잎도 마르고 미래에 빛날 튼실한 열매도 열리지 않는다.
이 분들게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성찰을 통해 불행했던 과거가 반복되지 않도록 뼈아픈 역사와 순국선열들이 보여주었던 '진충보국(盡忠保國)'의 정신을 자라나는 후대들에게 올바르게 교육시켜야 한다. 그래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쳤던 순국선열들의 위대한 삶을 후대들의 가슴속에 빛나는 보훈정신으로 이어가게 해야한다.
순국선열들을 위해 국립대전현충원의 애국지사 묘역에 모여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불러보자. 또한 감사한 마음으로 '순국선열(殉國先烈)'이라고 쓰인 묘비마다 하얀 국화 한 송이를 바쳐보자. 국가와 자신을 위해 어떤 꿈을 가져야 할지를 생각하고 다짐하는 경건한 시간이 될 것이다.
/길녹용 현충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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