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한심한 것은 11월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못 마쳐 자동부의된 이후의 여야 대처법이다. 그러고도 공 다툼은 여전하다. 정부·여당은 긴축 기조를 유지했다고, 야당은 0원에서 3000억원으로 살린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과 새만금 예산을 얻어냈다며 소득으로 뽐낸다. 지역과 청년,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예산이 선심성 또는 매표용 예산이라는 이유로 박대당했다. 그걸 따져볼 겨를조차 없었다. 정치권의 체면을 살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민생 살리기다.
대학생을 위한 '천원의 아침밥'과 대중교통 마일리지 지원(K-패스), 장애인 연금 사업 예산 증액이나 지원기간 연장 등의 예외는 물론 있다. 최대 쟁점이었던 연구개발(R&D) 예산은 6000억원 증액했다. 그러나 5조원 이상의 대폭적인 전체 삭감 규모에 비교하면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정부안 감액과 비슷한 규모의 증액이 이뤄져 총액 유지하는 데 집중한 결과다. 진정한 미래 성장동력이 예산안 처리 기준이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예산안 처리에 앞서 지방세특례제한법이나 수의사법 등 농림축산 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안,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도 통과했다. 이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2년 유예나 소상공인 3법 등 민생법안이 기다린다. 선 구제 후 보상을 골자로 한 전세사기특별법, 서민 대상 폭리를 막는 이자제한법도 신속 처리를 요한다. 2+2 협의체를 가동하면서 정당별로 제시한 10건 등에 대한 논의부터 어서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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