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숙주 한국수자원공사 수도부문장 |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첨단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용수 확보와 공급 인프라 구축이 특히 중요하다. 반도체, 이차전지 등의 사업은 기존 전통적인 제조업보다 10배가량의 물을 추가로 사용하는데 이는 용수 확보 여부가 첨단산업의 성패와 직결됨을 의미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 또한 글로벌 공급망 확대를 위해 대만 현지뿐만 아니라 미국 애리조나, 일본 구마모토에 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용수 확보를 최우선적 과제로 삼은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여건은 녹록지만은 않은 편이다.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개발한 기존의 다목적댐만으로는 특화단지 조성에 따라 급증하는 공업용수 수요를 충당하기에 한계가 있다. 또한, 어렵게 수원을 확보하더라도 특화단지까지 대규모 광역상수도 공급시설 설치를 위해서는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안전·품질·환경을 준수하는 시공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특화단지 조성의 속도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여 정부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이다. 새로운 수원 발굴로 용수 부족을 해결하고, 정부 맞춤형 패키지와 연계하여 행정절차를 최소화함으로써 상수도 인프라 구축부터 공급 개시까지의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우선, 다목적댐이 아닌 발전과 농업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건설한 발전용 댐과 농업용저수지의 물도 공업용수로 활용하여 용수를 확보한다는 방안이며, 발전용 댐, 저수지를 관리하는 각 부처와 논의 중이다. 또한, 버려지는 하수를 재처리하여 공업용으로 대체 사용하거나 바닷물을 담수화하여 사용하는 등의 다방면의 대안에 대해서도 관련 부처 및 지자체와 논의 중이다. 특화단지 중 추진속도가 가장 빠른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는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규모이며 최첨단제품을 생산할 계획이기에 필요한 물의 양이 국내 산업단지 중 최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용인 특화단지에는 발전용 댐의 물을 공업용수로 공급할 계획으로, 이를 위해 공업용수 공급을 담당하는 환경부와 발전용 댐을 관리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공동 실증연구에 착수했다. 그 외에도 인근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깨끗하게 처리하여 공업용수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 중으로 다양한 용수 확보를 통해 공장 가동이 본격 시작되는 2031년부터 20만㎥/일의 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공급물량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특화단지에 용수공급 인프라를 산업시설이 들어서기 전에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노력 중이다. 정부는 인·허가 타임아웃제 도입 등 각종 행정절차 간소화를 추진하고 있다. K-water는 특화산업단지 후보 지역 확정 직후 단지까지의 상수도 인프라 구축을 위한 맞춤형 용수공급 사업계획을 사업개발계획 승인 이전부터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등 사업 조기 착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는 대한민국이 첨단산업 주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정부는 특화단지 육성을 통해 첨단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최대한 동원하겠다 의지를 보인 만큼 사업의 속도감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K-water는 정부의 추진전략에 발맞춰 적기 용수공급이라는 물 전문 공공기관으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
문숙주 한국수자원공사 수도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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