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수소, 험난한 여정과 기대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수소, 험난한 여정과 기대

이용규 한국기계연구원 기계기술정책센터장

  • 승인 2023-12-21 16:45
  • 신문게재 2023-12-22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이용규 한국기계연구원
이용규 한국기계연구원 기계기술정책센터장
에너지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는 지구상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해결의 과정이었다. 최근 들어 '수소'라는 이름이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러한 과정 중에 있다. 우리가 비교적 손쉽게 사용해 왔고 현재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나무와 석탄, 가솔린과 디젤 연료로 대표되는 화석연료 등은 주로 탄소와 수소의 화합물로, 우리는 그 안에 포함된 수소를 통해 에너지를 얻고 있었다.

인류는 1800년대 내연기관의 발명을 시작으로 땅속에 매장된 석탄과 석유를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이용 과정에서 수소와 탄소의 결합이 분리되면서 배출되는 유해 화합물들은 대기 및 환경 오염, 지구 온난화 등과 같은 문제를 일으키면서 최근에 수소연료전지, 수소 발전 등과 같이 수소 자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자동차도 이러한 에너지 관점의 흐름 속에서 가솔린, 디젤 같은 연료 대신 수소연료전지나 수소엔진 등과 같이 수소 연료를 직접 사용하는 형태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전기차의 경우, 그 전기 에너지를 어디서 얻는지를 생각하면 결국은 수소 에너지원 기술로 귀결된다.

수소를 직접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인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꿈꾸는 청정 수소 에너지 시대를 구현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기술적인 장벽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수소가 우주의 75%를 차지한다고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가 사용하기 편리한 형태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최근 들어 급격하게 화제가 되는 백색 수소(White Hydrogen) 이슈를 제외하면 지구상에 수소는 앞서 언급한 탄화수소의 형태로 존재한다.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이 지속해서 연구 개발되고 놀라운 기술전 진보가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경제성 측면에서 탄화수소 화합물을 통해 수소를 얻는 방법보다 열위에 있다. 물론, 탄화수소를 통해 수소를 얻는 방법 역시 궁극적으로 배출 탄소의 친환경적 처리 방법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다.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는, 동일 질량을 기준으로 목재보다는 석탄이, 그보다는 석유가 높다. 물론 수소가 가장 높다. 하지만 수소는 대기상태에서 기체 상태로 존재한다. 분자량이 2로 밀도가 매우 낮은 물질이기 때문에 동일 질량당 차지하는 부피가 매우 크다. 자동차 주행 거리를 예로 들면 동일 거리를 주행하기 위해서 수백 기압의 고압으로 저장된 수소 용기의 크기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경우보다 2배 이상 커져야 한다. 수소 자체로 저장과 보관을 위한 방법도 기술적으로 한계가 존재한다. 최근에 이러한 수소의 부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수소를 액체 상태로 저장하는 액화 수소 기술, 암모니아나 유기화합물 등 매개 물질을 이용하여 수소를 저장하는 액상 유기 수소 운반체(LOHC) 기술 등이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수소의 활용 측면에서도 동력 발생 장치로 사용하는 수소연료전지의 경우, 경제성과 내구성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고, 수소를 직접 태우는 연소 기술은 기존 화석연료 대비 수소의 빠른 연소 속도와 높은 가연성으로 인해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다.

수소는 화학적으로 탄소와 결합해 있을 때 가장 안정적이며, 전통적으로 고온 고압 조건에서 탄소와 수소를 분리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장점이 있다. 환경적인 측면을 배제한다면 저장과 보관 측면에서도 수소 자체보다는 탄화수소의 형태로 다루는 것이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에너지원으로 석탄과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기술적으로 잘 극복해 왔고, 그 해결 방안의 하나로서 수소 자체를 이용하는 시대를 제시하고, 향해가고 있다.

인류에게 에너지가 넘치는 시대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주어진 자원 안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수소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앞서 언급한 수소 시대를 향한 기술적 걸림돌들이 많이 놓여 있지만, 지금까지 에너지 역사에서 극복해 왔듯이, 수소 에너지원의 많은 걸림돌도 기술적으로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 기대해 본다. 이용규 한국기계연구원 기계기술정책센터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설동호 체제 마무리…오석진號 대전교육, 무엇이 달라질까
  2. 극심한 국내 증시 변동성에…대전 '동전주' 기업, 상장폐지 긴장감 확산
  3. 잇단 비위 문제터진 대전경찰… 수사권 재편 과정 하락한 신뢰도 문제
  4. [한화에어로 참사] “사람은 안 늘고 일만 늘었다”…원가 절감 기조 도마 위
  5. 한화에어로 참사 일주일 만에 아워홈 용인공장서도 끼임 사고
  1. 민선 4대 세종시의회 10일 개회… 유종의 미 거둔다
  2. 대전국토청 ‘2026년 상반기 충청권 교통안전협의체’ 개최
  3. '반국가단체' 몰렸던 청람회… 대전지검, 45년 만에 무혐의 처분
  4. 국방과 우주과학 기술과 전문가 대전서 총집합
  5.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헤드라인 뉴스


보행친화도시라더니… 세종 도심 보도블록 관리 `허술`

보행친화도시라더니… 세종 도심 보도블록 관리 '허술'

'보행친화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가 정작 도심 내 보도블록 관리에는 소홀해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종시의회 이순열 의원(도담·어진동,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열린 제10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보행친화도시 세종을 위한 보도 안전 및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세종은 지금, 걷고 싶은 도시로 향하고 있는가?'라는 주제의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도담동 먹자골목의 보도블록 파손과 단차 등 열악한 보도 환경의 실태를 꼬집었다. 실제 세종시의 '영조물 손해배상 공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지방선거 패배` 사퇴 요구 거센 충청 출신 정청래·장동혁 대표
'지방선거 패배' 사퇴 요구 거센 충청 출신 정청래·장동혁 대표

충청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연일 당내에서 거센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6·3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책임론이 명분이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입지가 불안해진 정 대표는 고심이 깊어지는 반면 장동혁 대표는 '재선거'를 내세우며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충청 출신의 집권당과 제1야당 대표가 탄생한 만큼 대화와 타협의 상생 정치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이젠 당내에서조차 입지가 초라해지고 있다. 국힘 초·재선을 주축으로 한 개혁 성향의 국회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11일 오전 국회 소통관..

삼전·하닉 충청권 투자 저울질…민선 9기 선제대응 시급
삼전·하닉 충청권 투자 저울질…민선 9기 선제대응 시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충청권 투자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지역 실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민선 9기 시도지사 당선인들의 선제 대응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반도체 투톱으로 글로벌 메모리 대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경우 충청권이 한국 경제 견인을 위한 신성장 엔진으로 우뚝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기업 투자 유치 여부는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사실상 제동이 걸린 가운데 지역 미래 발전을 위한 중대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전력투구가 요구된다. 10일 정치권과 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와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 ‘무럭무럭 자라거라’ ‘무럭무럭 자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