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이름으로 불릴지라도 저마다의 고유한 세계가 있듯, 각각의 온도와 고유한 색을 가진 57편의 시가 '동명이인'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였다.
비정한 사회와 유한한 생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삶을 지속할 수 있을까. 시인의 화자들은 그 방법론을 포착하기 위해 사랑에 골몰하는 듯하다. '인간은 사랑에 취약한 종족'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불가능, 타자와의 불화를 내포하는 한편, 현재의 시도가 실패할지언정 또 다른 가능성이 시작된다는 사실까지도 함축한다.
양병호 문학평론가(전북대 국문과 교수)는 이 시집의 해설을 통해 "인간의 본성, 삶의 가치, 인생의 의미 등을 진지하고 투철한 사색을 통해 직접 검증을 하는 과정이 바로 시집 『동명이인』의 진정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김태우 시인은 "이 한 권의 책을 펼친다면 깊고 고요하고 적막한 겨울 숲 같은 풍경 속에서 우리는 살아갈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또렷한 언어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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