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 한밭 대전시의 토양(土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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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 한밭 대전시의 토양(土壤)!

조종국/원로 서예가·전 대전시의회 의장

  • 승인 2023-12-20 17:26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조종국
조종국
내가 사는 대전은 비록 남한의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지만 구한말 이후 급성장해 오면서 1989년에 직할 시로 승격한 국가 중핵 도시다. 도시가 형성되기 이전에는 글자 그대로 큰 밭(田)이던 지역으로 일제(日帝) 때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점으로 철도가 지나고 교통과 상업이 활발해 지면서 150만의 대전직할 시로 크게 발전했다.

따라서 대전의 역사라고 해야 한·일 합방 이후로 보면 110여 년 내외 결코 유서(由緖)가 깊다거나 전통이 대단하다고 볼 수 있는 도시는 아니다.

나는 대전의 역사가 일천(日淺)하다고 해서 그것을 가지고 대전을 폄하(貶下)하고자 해서 이를 전제하는 것이 아니다. 고도(古都)가 아닌 신흥도시라 하더라도 우리는 얼마든지 대전을 자랑하고 사랑하는 기본정신에는 아무 변함이 없다. 다만 이렇게 도시형성의 년조(年組)가 다른 도시에 비해 짧다 보니 아직도 도시의 특성이랄까! 혹은 대전이 가지고 있는 요지부동(搖之不動)의 정신적 유산이나 미덕(美德) 같은 것이 다른 도시에 비해 미흡(未洽)해서 아쉬운 바가 크다는 것이다.

오랜 세월 문화의 불모지로 오명을 들어오던 도시, 대전은 요즘에 와서는 원로(元老)모임도 없는 부끄러운 도시로 서로가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이런 도시의 문화적, 정신적인 풍토에서는 그 어느 정치가도, 행정가도, 경제인도, 하물며 예술인들까지도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나는 굳이 대전의 치부(恥部)나 지역감정을 들춰서 착하고 아름다운 우리 대전시민을 속상하게 하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이런 소리를 하는 게 결코 아니다.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1973년 초 대전에 이주(移住)해, 1980년대 초부터 50여 년 동안 예총을 비롯한 문화예술 단체, 사회단체, 체육 단체, 대전시 의정에서 봉사해 오면서 문화불모지라 불려오는 대전시의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 발로 뛰며 중앙에 집중된 문화의 지방확산 운동을 펼쳤다. 지방 예총과 문화원을 정부의 정액보조단체로 실현시켰으며 각종 전국 예총 대표자대회, 대전예술인대회, 국내 정상 5개시.도 시향 초청공연, 대통령상 전국합창제, 충남예술, 대전예술 발간, 대전, 충남산업디자인전 창설, 백제사진재전 창설 등 예술행사를 창설하고 문화사료집 충남의 구비전승, 대전의 노래 등을 발간해 오늘에 이르게 했다.

1986년 대전 청소년 교향악단을 창단, 단장으로 10년 동안 공연지원을 하고 1991년 충청지역 연고의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후원회를 창단, 20년간 후원회장과 1996년부터 3년간, 대전시 야구협회장으로 온갖 정성을 다해 후원해온 보람으로 1999년 전국을 제패, 우승하는 영광도 맛보았다.

누구보다 오래 살아온 대전시민에 한사람으로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고, 인정하고, 키워주는 도시를 만들어오는데 온갖 정성을 다 쏟아 지역 문화공동체 운동까지 펼쳐왔다.

그러나 오늘의 대전시 문화환경은 그리 녹녹(綠綠) 하지가 않다, 예년보다 더 어려운 문화환경들이다. 누군가 밭 전(田)자를 입이 네 개의 글자라 했다. 충청, 전라, 경상, 이북동포까지 밭 전(田)자처럼 네 구역 등분으로 살아오고 있는걸 보면 이것 또한 우연은 아닌듯싶다.

한밭 대전이야말로 넓고 큰 들에 오곡백과가 풍성하던 고장이 아니었던가! 늦은 감이 있으나 우리는 소아(小我)의 집착을 버리고 이제부터라도 지역문화공동체 운동을 펼쳐 좋은 인재가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는 비옥하고 아름다운 도시, 한밭의 대전(大田)을 가꾸고 일궈가는데 한마음 한뜻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해 취임하며 굳게 천명한 '일류경제 문화도시 대전'으로 150만 시민들 모두 힘차게 전진하면서 늦게나마 지금부터라도 저 한밭의 전(田)자, 글 속에서 열십자(十)를 빼내 네 개 입구의 전(田)가 하나의 입구(口)로 되는 정신 문화운동을 펼쳐 시민들 목소리가 하나되는 대전시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조종국/원로 서예가·전 대전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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