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약한 고리는 방위사업청이 19일 대전에서 개최한 2023 무기체계 획득업무 콘퍼런스에서 재차 확인된다. 이 분야는 미국이 설계 등 지식재산을 틀어쥐고 대만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을 하는 구조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동맹 구축을 소개하며 밝힌 초격차 확보는 국방반도체에서도 이뤄내야 한다. 이 분야 우리의 설계·공정 역량은 약세다. 굳이 말한다면 군용반도체 대부분은 우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스템반도체 쪽이다.
어떻든 국가 무기체계에 쓰이는 반도체의 99% 이상, 사실상 100%를 수입에 의존한다는 건 위태롭다.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 무기 조달 체계가 흔들리지 않으려면 서둘러 산업적 기반을 키워야 한다.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로 부족한 수익성은 입법을 통해 국가가 연구개발(R&D), 제조, 인력 등 전방위 지원을 해야 한다. 반도체는 국가안보 전략품목이기도 하다. 방산(방위산업) 강국으로도 떠오르면서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을 덮어둔다면 더욱 문제다.
19일 방위사업청 콘퍼런스는 하루 전 대전시청에서 열린 국방반도체 발전 토론회와 맥락이 일치한다. 연이틀 대전에서 지적된 국방 분야 반도체의 낮은 자급률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로도 선정된 대전은 방위사업청과 ADD, 나노종합기술원을 비롯해 국방반도체 산업에 적절한 입지적 조건을 갖췄다. 점유율(3.3%)이 낮은 전체 시스템반도체와 곁들여 국방반도체는 정부의 육성 전략에 꼭 넣어 집중적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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