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대금 부족을 이유로 운행을 중단하고 차고지에 정차해 있는 서령버스 차량들 |
서산에서 처음으로 시내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김일환 서산시 건설도시국장이 "이번 사태의 원인은 서령버스의 방만한 경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한 벼랑 끝 전술에 절대 굴복하지 않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서산시청 공무원노조가 서령버스 운행중단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고 즉각적인 운행 재개,자구책 발표, 회계 자료 공개를 촉구하고 있는 모습 |
충남 서산 시내버스 운행중단 사태가 18일로 닷새째를 맞으면서 장기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서산시가 업체와 운행 정상화를 위한 논의에 나서기로 했다.
18일 서산시에 따르면 시내버스업체 서령버스는 '운송수입금이 압류돼 유류를 확보할 수 없다'며 12월 14일부터 보유 버스 52대 가운데 전기·수소차 등 13대만 시내권에서 운행하고 있다.
공용버스터미널∼읍·면소재지 구간에는 시가 임차한 전세버스(18일 기준 12대)와 관용차량( 3대) 등이 투입되고 있으며, 읍·면소재지와 마을 간 이동을 위해서는 택시 50대가 배치됐다.
이와 관련된 전세버스 임차 비용과 택시 요금 등은 모두 시민 혈세로 충당된다.
이번 사태는 서령버스가 충남버스운송사업조합 회비 2400만원과 직원 퇴직금 8400만원 등 1억여원을 지급하지 않아 지난 8일 운송수입금을 압류당하면서 비롯됐다.
지난해 100억원 넘는 보조금을 지원했다는 시는 그 원인을 서령버스의 방만한 경영 탓으로 보고 있다.
시가 올해 진행한 '시내버스 운행 노선 효율화 방안 연구용역'에서는 서령버스 대표이사 인건비가 연간 1억4천600만원으로, 충남 평균인 8천900만원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관리직 인건비도 인접 시·군보다 50% 높았다.
또한 외주 정비비 1.63배, 타이어비 1.8배 등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경비도 문제로 지적됐으며, 또한 현재 서령버스의 부채는 130억원가량인데, 계속 늘어나는 추세로 추정됐다.
시는 서령버스에 운행개시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고, 3차례 계속 응하지 않으면 운수사업면허 취소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동시에 시는 서령버스와 운행 정상화를 위한 논의에도 나설 예정인 가운데, 일단 18일 오전 '시청에서 만나자'는 제안에는 서령버스가 응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지난달 교통카드 결제대금이 입금되고 전기·수소차 13대 운송수입이 쌓이면서 압류분 중 조합 회비 2400만원은 해결된 것으로 안다"며 "업체 측이 운행 정상화 의지를 보인다면 운전기사 인건비 등을 위해 지급된 보조금을 버스 유류비로 우선 사용하는 방안 등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 내에 사태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모든 것은 업체 의지에 달려 있다"며 "버스 52대 유류비가 하루 500만원가량이고 운송수입이 1천만원인 것으로 파악되는데, 그렇다면 업체의 자구노력에 따라 부채는 얼마든지 줄여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8일 서산시청 공무원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의 발을 볼모로 버스운행 중단이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시를 압박하고 손쉽게 보조금 수령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책임과 시내버스가 가지는 공익성을 망각한 처사"라고 밝혔다.
아울러 "누적된 적자를 해소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경영 정상화를 통해 계속해서 시민에게 신뢰받는 서령버스로 남고자 하는 경영철학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즉각적인 운행 재개, 자구책 발표, 모든 회계서류 공개 등을 촉구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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