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국 지자체 보건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발간한 '지역보건 의료현황'에 따르면 대전에서 이뤄지는 상급종합병원 진료 건수는 대구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충남대병원 한 곳인 대전 상급종합병원에서 2021년 108만 400건의 진료가 이뤄질 때 대구에서는 상급종합병원 5곳이 모두 407만 3100건의 진료를 제공했다. 진료비에서는 대전과 대구의 격차는 더 벌어져, 대전지역 상급종합병원에 2021년 3742억원 규모의 진료가 이뤄질 때 대구에서는 1조5100억 원의 의료서비스가 이뤄졌다. 두 도시의 인구를 단순 비교해도, 144만 명의 대전이 237만 명의 대구보다 93만 명 적으나 상급종합병원 의료행위와 진료비는 인구 규모 차이를 크게 넘어서는 것이다. 실제 대전에서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암과 심뇌혈관 등의 중증질환 진료를 받기 위해 진료 예약과 검진 그리고 처방 및 수술까지 순서를 오래 기다리고, 그 과정에서 수도권으로 환자가 유출되는 실정이다. 진료 건수를 봤을 때 대구에서는 더 많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의 시민에게 완결형 의료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충남 상당수 시·군에 부족한 심뇌혈관 등 필수의료 서비스를 대전 의료기관이 보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기준 충남 15개 시·군에서 타지역 의료기관으로 환자가 유출될 때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을 파악한 결과 1순위에 천안보다 대전이 이름을 더 많이 올렸다. 암 질환에 대해 충남 15개 시·군의 주요 유출지역을 보면 천안으로 가장 많이 찾아가는 곳은 아산시 한 곳이었고, 공주·논산·계룡시와 금산·부여군 등 5개 시군의 환자들은 대전 의료기관을 1순위로 찾았다. 심뇌혈관질환에서는 천안을 1순위로 많은 환자가 찾는 지역은 당진시 등 4개 시·군이었고, 공주시를 비롯해 6개 시·군 환자들은 대전을 주로 찾았다.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아산지역 환자의 외부 유출 중 52%가 천안 의료기관을 찾았고, 논산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외부유출 환자 중 66%, 계룡시 83%, 금산군 83%에서 대전 의료기관을 이용했다.
김영일 대전시의사회장은 "대전의 인구 규모와 환자 발생을 보았을 때 상급종합병원이 최소 2곳은 있어야 시민들에 중증질환에 대한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라며 "의료전달체계에서도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상급과 그보다는 가벼운 질환을 전담하는 1~2차 의료기관 간 역할이 대전에서는 뒤섞여 있다 보니 충분한 발전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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