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현상은 충남연구원이 현안 과제로 진행한 '천안시 감정노동자 실태조사'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시민 응대가 주 업무인 천안시와 산하기관 6급 이하 공무원과 기간제·임기제·파견직 등 스스로 감정노동자로 인식하고 있는 870여명 중 81.2%가 폭언과 업무방해·협박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상당수가 피해 경험이 있지만 상관이나 부서장에게 즉시 알린다는 응답은 10명 가운데 3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시군구공무원노조가 올해 8월 조합원 187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합원 상당수가 악성 민원을 경험하고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과 폭력 등 범법성이 높은 악성 민원에도 '절차가 복잡하고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고소·고발 등 대응을 하지 않고 참고 있는 것이다. 일선 지자체 민원 처리 담당자 보호 제도가 미비할 뿐만 아니라 체감 만족도가 낮다는 반증이다.
검찰은 최근 SNS에 반감이 있는 지자체 공무원을 해치겠다는 댓글을 18번이나 쓴 40대가 1심에서 징역 1년과 살인예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자 죄질이 불량하다며 항소했다. 일선 공무원을 상대로 한 악성 민원이 도를 넘고 있다. 정부는 4월 개정해 시행된 민원처리법을 다시 개정하기로 했다. 공무원을 괴롭히기 위한 반복적인 악성 민원인 처벌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참에 악성 민원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할 수 있도록 촘촘한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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