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 전경. |
17일 충남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는 지난 15일 제348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를 열어 국민의힘 박정식(아산3)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재석의원 44명에 찬성 31명, 반대 13명으로 가결했다.
도의회 정당별 의석수는 국민의힘 34명, 더불어민주당 12명, 무소속 1명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학생인권조례로 인해 다수 학생의 학습권과 교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폐지를 추진해왔다.
성적지향과 정체성, 임신·출산과 관련한 잘못된 인권 개념을 추종하고, 학생의 권리만 부각하고 책임을 외면했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에 앞서 대전지법이 내년 1월 18일까지 주민 청구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수리·발의 처분 효력을 정지한 만큼 폐지안 상정을 보류해달라고 의장에게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폐지안이 통과되자, 정당과 시민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폐지안을 가결시킨 국민의힘 의원들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정의당 충남도당도 성명을 통해 "5년 전 충남도민인권조례 폐지로 전국의 웃음거리가 되더니 오늘 또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통과된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참담하고 부끄러운 것은 도민의 몫인가"라며 "전국적으로 대부분 국민의힘에서 일방적으로 발의하고, 보수단체들의 관제 여론을 동원해 밀어붙이는 상황이 충남에서 가장 먼저 진행된 것이다. 정의당 충남도당은 학생인권조례를 악마화한 극우 보수세력의 정치선동에 국민의힘 광역의원들이 합세한 '인권 쿠데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위기충남공동행동도 성명을 통해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누구를 위해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것인가. 폐지 영향은 전국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충남교육감은 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하라. 충남학생인권조례는 절대 폐지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시민사회는 인권조례 폐지에 맞서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차별금지법제정연대 또한 성명을 통해 "충남도의회는 참담하게도 주민을 위한 인권조례를 스스로 폐지했다. 이는 주민을 대표하여 자치규범을 만드는 입법기관으로서의 사명을 저버린 것이자, 모든 주민이 평등하고 존엄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할 의무를 저버린 일"이라며 "충남교육감은 마땅히 학생인권조례 페지에 대한 재의를 요구하길 기대한다. 재의결에서 충남학생인권조례가 존치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반대해 왔던 충남교육청은 재의는 물론, 대법원 제소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청은 "학생들의 기본적 인권이 지켜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향후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필요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한편 조례안이 지방의회를 통과하면 의장은 의결된 날부터 5일 이내에 교육감에게 전달해야 하고, 교육감은 20일 이내에 이를 공포해야 한다.
그러나 도의회 의결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공익을 현저히 저해한다고 판단하면 교육감은 20일 이내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재의를 요구받은 도의회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그 의결사항이 확정된다.
다만 재의결된 사항이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면 교육감은 재의결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
내포=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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