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서산 시내버스 운행 중단, 시민 불편 가중 우려

  • 전국
  • 서산시

결국 서산 시내버스 운행 중단, 시민 불편 가중 우려

서령버스 '기름 못 구했다'며 수소·전기차 등 13대만 운행
학생 및 장애인, 노약자 등 교통 약자들에 대한 통행 불편 "비방"
다행히 큰 소동은 없으나, 장기화 될 경우 심각한 시민 불편 우려

  • 승인 2023-12-14 12:02
  • 임붕순 기자임붕순 기자
1
서산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시내버스 불법 운행에 따른 긴급브리핑 모습


Screenshot_20231213_220456_Samsung Internet
서산 시내버스 운행 중단 안내문


"30분을 더 기다려야 대체버스가 온다니 그냥 지각이네요."

충남 서산 지역을 운행하는 시내버스가 14일 첫차부터 운행을 멈춘 가운데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대체 전세버스를 기다리던 고교생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고교 1학년인 한 학생은 "어젯밤 시가 보낸 안전안내문자는 받았는데, 대체버스 운행시간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게 실수"라며 "학교까지 40분이 걸리니 8시 출발하는 대체버스를 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운산면 직장으로 출근한다는 한 중년 여성은 "7시 55분 출발 시내버스를 타야 하는데, 대체버스는 9시 20분에 출발한다고 한다"며 "직장에서 상황을 이해해주긴 하겠지만, 이 상황이 오래가면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일부 시민은 급히 가족이나 가족에게 승용차를 가져오라고 연락했고, 일부는 그대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한편, 터미널 한쪽에는 '경영상 어려움으로 전기·수소버스 13대만 운행하고, 나머지는 운행을 중단한다'며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운송업체 서령버스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현재 서령버스(주)는 충남버스운송사업조합 회비 2천400만원과 직원 퇴직금 8천400만원 등 약 1억원을 지급하지 않아 지난 8일부터 운송 수입금을 압류당한 상황이다.

같은 시각 서령버스 차고지에는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버스들이 가득 세워져 있었다. 이 업체가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모두 52대로, 전기 수소차 13대를 제외한 39대가 멈춘 것이다.

운전기사들은 일단 출근해 음주 여부 검사 후 출근부에 서명한 뒤 대기했다.

한 운전기사는 "회사에서 상황이 급진전할 경우에 대비해 대기하라고 지시했다"며 "일부는 회사에서, 일부는 집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서산시는 이날 전세버스 7대를 터미널∼읍·면지역 노선에 긴급 투입했다. 권역별로 1대가 왕복하다 보니 배차 간격이 1시간을 훌쩍 넘긴다. 운행정보는 시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읍·면 지역에는 택시 50대도 투입했다.

시는 앞서 지난 5월에도 서령버스 운행 중단이 예상되자 택시·전세버스 업체 10곳과 운행협약을 체결하고 경찰서와 교육지원청 등 관계기관에도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서령버스에는 강력한 행정처분 등을 통해 단호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이완섭 시장은 '지난해 100억원 넘는 보조금을 지원했는데도 충분한 자구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서령버스에 세금을 더 지원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며 '서령버스 측의 벼랑 끝 전술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전날 누리소통망(SNS)에 올렸다.

서산시는 14일 오전10시 김일환 건설도시국장과 김기수 교통과장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내버스 불법 운행 중단에 따라 비상수송 대책본부를 구성, 비상수송 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김일환 건설도시국장은 유일한 시내버스 업체인 서령버스의 운행중단과 관련해 "이는 시의 사전 승인 없이 임의로 운행을 중단한 것으로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2017년 약 36억 원에서 지난해 약 100억 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올해도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탑승객이 늘어 운송수익이 늘어난 상황을 설명하며 "지금 사태의 원인은 전적으로 서령버스의 방만한 경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 예로 시내버스 운영의 효율성이 낮고 서비스 수준이 열악함에 불구하고 대표이사 인건비는 충남 평균인 8천9백만 원을 넘는 1억 4천6백만 원을 지급한 점, 관리직 인건비도 인접 시군 대비 50% 이상 높은 점, 외주 정비비는 63%, 타이어비는 80% 높은 점을 지적했다.

김 국장은 "시의 자구책 마련 요청에도 보조금 부족을 핑계로 상습적으로 파업을 예고하며 시를 압박하고 있지만 절대 굴복하지 않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라며 "당장의 미봉책보다는 미래를 보고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구상 부시장을 본부장으로 '비상수송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비상체제에 돌입,시청 관용차량을 포함한 동원할 수 있는 차량을 총동원해 읍면 소재지에는 전세버스를, 마을에는 택시를 투입하고, 교육청, 군부대, 어린이집, 요양병원 등에도 차량 동원을 요청하고, 인근 시군에서도 차량을 임차할 예정이다.

특히 시는 교육청에 등하교 시간 조정과 조기방학 등을 적극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학생들의 불편과 학습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등하교 시간대 임시 수송차량을 집중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시는 각 기관, 기업체에서 시차 출퇴근 적극 추진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시민들의 협조와 이해가 절실한 실정으로 ▲출퇴근 및 등하교 시 승용차 함께 타기 ▲가까운 거리 걸어다니거나 자전거 이용하기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또한 "오늘의 불편을 우리 지역 시내버스의 병폐와 고질을 없애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뼈아픈 시간으로 삼겠다"라며 "인내하는 마음, 질서 있는 행동으로 교통난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서산시민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내버스 노선 효율화, 공공형버스 도입, 행복택시를 확대 운영 등 중장기 대책을 차질없이 마련해 서산형 시내버스 체계를 구축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서산교육지원청도 13일 관계자 회의에 이어 14일 긴급 교장단 회의를 개최하고 시내버스 운행 중단에 따른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방향에 대한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완택 서산교육장은 "학생 및 교사, 학교 관계자분들의 출퇴근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사태를 주시하고 있으며 내부적인 대책 마련과 함께 충남도 교육청에 보고 및 협의를 통해 예산지원 요청을 통해 차량 임차 운행 및 얼마 남지 않은 겨울 방학을 앞당기는 방안 등 다양한 협의를 통해 불편을 최소화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사업성, 주민동의율 등 과제 산적…대전 1기 신도시도 촉각
  2. 충청권 아파트 입주물량 내년 1만 7000여 세대 줄어드나
  3.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투표'·'의회승인' 쟁점될까
  4. [사설] 충남 산업 패러다임 바꿀 '수소 허브'
  5. 백일해 발생신고 증가 추세… 대전충남 2000여건
  1. 건양사이버대 이진경 교수 K-MOOC 특강·컨퍼런스
  2. 1기 신도시 재건축 본격화…주민동의율, 공공기여 등 핵심
  3. [신동렬 변호사의 경매 첫걸음] 배당에 대한 이의 ④
  4. 지천댐부터 충남-대전 행정통합까지… 충남도의회 제356회 정례회 도정 및 교육행정 질문
  5. 대전상의-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ESG 가치 실천 업무협약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꿈돌이 라면` 만든다… `꿈돌이네 라면가게`도 함께

대전시 '꿈돌이 라면' 만든다… '꿈돌이네 라면가게'도 함께

대전시가 지역 마스코트인 꿈돌이 캐릭터를 활용한 관광 상품으로 '꿈돌이 라면' 제작을 추진한다. 28일 시에 따르면 이날 대전관광공사·(주)아이씨푸드와 '대전 꿈돌이 라면 상품화 및 공동브랜딩'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대전 꿈씨 캐릭터 굿즈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대전의 정체성을 담은 라면제품 상품화'를 위해 이장우 대전시장과 윤성국 대전관광공사 사장, 박균익 ㈜아이씨푸드 대표가 참석했다. 이에 대전 대표 캐릭터인 꿈씨 패밀리를 활용한 '대전 꿈돌이 라면' 상품화·공동 브랜딩, 판매, 홍보, 지역 상생 등 상호 유기..

쓰러지고 날아가고… 폭설·강풍에 대전충남 158건 피해
쓰러지고 날아가고… 폭설·강풍에 대전충남 158건 피해

이틀간 이어진 폭설과 강풍 탓에 대전·충남에서 158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28일 대전·세종·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27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대전 13건, 충남 145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강풍으로 인한 나무 쓰러짐, 간판 낙하 신고가 대부분이었다. 세종에 접수된 신고는 없었다. 이날 오전 10시 18분께 대전 서구 가장동 한민시장에서는 강한 바람 탓에 1층 천장 높이의 간판이 차량 쪽으로 떨어져 상인들이 자체 조치에 나섰다. 같은 날 낮 12시 9분께 대덕구 읍내동에서는 통신선으로 추정되는 전기 줄이 끊어져 한국전..

충남도, 30년 숙원 태안 안면도 관광지 `성공 개발` 힘 모은다
충남도, 30년 숙원 태안 안면도 관광지 '성공 개발' 힘 모은다

충남도가 30년 묵은 숙제인 안면도 관광지 조성 사업 성공 추진을 위해 도의회, 태안군, 충남개발공사, 하나증권, 온더웨스트, 안면도 주민 등과 손을 맞잡았다. 김태흠 지사는 28일 도청 상황실에서 홍성현 도의회 의장, 가세로 태안군수, 김병근 충남개발공사 사장, 서정훈 온더웨스트 대표이사,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김금하 안면도관광개발추진협의회 위원장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하나증권 지주사인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도 참석,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안면도 관광지 3·4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금연구역 흡연…내년부터 과태료 5만원 상향 금연구역 흡연…내년부터 과태료 5만원 상향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