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소비자원이 가격정보종합 포털사이트 '참가격' 내 가공식품,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에 신고된 상품 등 272개 상품을 조사한 결과 고향만두, 양반김, 카스 캔맥주 등 최근 1년간 총 9개 품목, 37개 제품이 가격은 유지한 대신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13일 밝혔다.
소비자원은 참가격 내 가공식품 209개를 조사한 결과, 바프의 허니버터아몬드, CJ제일제당의 백설 그릴 비엔나, 서울우유의 체다치즈 등 최근 1년 이내에 19개 상품 (3개 품목)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식품은 최소 7.7%에서 최대 12.5%까지 용량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중 허니버터아몬드의 경우 제조사가 용량 변경 사실을 자사몰을 통해 고지했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8일까지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에 접수된 53개 상품 중에는 호올스 스틱, 연세대 학교 전용목장우유가 등 2개 품목, 9개 상품의 용량이 줄어든 사실을 확인했다. 연세대 전용목장 우유의 경우 자사몰 홈페이지(연세shop)에서 용량 변경을 안내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슈링크플레이션이 있었다고 보도된 식품 10개 중에는 풀무원 핫도그 4종, 카스 캔맥주(8개 묶음), 해태 고향만두, 양반 참기름김·들기름김, CJ제일제당 숯불향 바베큐바 등 9개 식품(5개 품목)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부 제조사는 이와 관련해 용량 변경을 인정하면서도 포장재, 레시피 등이 변경된 리뉴얼 상품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정부가 물가 잡기에 나서자 일부 제조사가 가격을 유지한 채 용량을 줄이기에 나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달 10일 입장문에서 "원재료가가 하락한 상황에서도 국민 고통 속에 기업들이 이익만을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결국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이날 정부는 앞으로 식품 업체가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제품 용량 등을 줄일 경우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업체가 제품 용량을 줄일 경우 포장지에 변경 전과 후 용량을 모두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은 연내에 대형마트, 백화점 등 주요 유통사와 모니터링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내년부터는 식품 및 생필품의 용량 변화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소비자에게 필요한 용량 변동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용량 축소 등 실질적 가격 인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이에 기반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가격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