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형 기사가 버스 운행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
신부동 종합버스터미널에서 중앙시장을 거쳐 광덕사까지 운행 중인 최 씨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인들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며 크리스마스의 푸근함까지 전하고 있다.
거리에 캐럴 한 곡 들려오지 않는 지금, 최씨에게는 행복을, 성탄절을 맞은 시민과 승객들에게는 작은 감동이 되고 있다. <편집자주>
-산타버스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 21년 전 크리스마스 때 도로에 걸어 다니면 캐럴 등을 쉽게 들을 수 있었고 '이왕이면 내가 운영하는 버스에도 크리스마스 물품을 장식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산타버스를 운영하게 됐다.
하다 보니 과자, 사탕 등 간식을 놔두니 호응이 좋았고 마이크를 통해 승객들과 얘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어 나에게도 즐거움이 됐다.
최영형 기사가 크리스마스 물품을 장식한 버스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
▲ SNS상에서 노선과 운영시간 등이 공유돼 정거장에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학생, 연인 등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산타버스를 보기 위해 1~2시간씩 기다렸다는 소리도 들은 적이 있다.
그 이후로 버스 운영시간을 엄수해 승객을 맞이하고 있다.
사비로 물품 구매, 버스 실내를 장식, 휴식 시간에 배터리 충전 등 피곤한 일이 1~2가지가 아니지만, 즐겁게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현재 다양한 곳에 기부도 한다던데.
▲ 일단 무엇보다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승객들의 마음이 담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모금함'이다.
많은 성원에 힘입어 18년간 3000여만원을 기부했고 개인적으로는 매월 장애인기관, 복지재단, 행정복지센터에 10kg 쌀을 25~30포씩 기부하고 있다.
-끝으로 한 말씀.
▲ 처음에 회사나 동료 직원, 일부 승객들이 '유난스럽다'라며 한소리씩 했지만, 현재 많은 탑승객에게 큰 호응을 얻자 모두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요즘같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건·사고 많은 각박한 세상에서 조금이나마 웃음을 선사할 수 있어 행복하다.
천안=정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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