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虛堂) 박찬인 충남대 불문과 교수가 2024년 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21일 오후 3시 충남대 인문대학 444호에서 ‘내다보기 위한 돌아보기’를 제목으로 한 고별강연을 하게 됐다.
박 교수는 2018년 덕유산 동엽령을 오르다가 쓴 시 ‘나무처럼’에서 ‘나무는/봄바람에/잎피우고 꽃피우고//소낙비 맞으면서/부지런히 열매를 키운다//나무는 또 단풍들 때쯤/찬 이슬에 손 시려도 아랑곳없이/사색하는 철학자가 된다//흰 눈이 덮히면/나무는/언제나 새로운/부활의 꿈을 꾼다//나는 정말/나무처럼 살고 싶다/마침내는 차라리 나무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고별 강연 안내 리플렛에는 박 교수의 살아온 날들 사진이 실렸다. 10대(별을 보며), 20대(Impact of Computers), 30대(돈과 노동 그리고 인간), 40대(아, 빨간색!, 50대(숨막히게 예쁜), 60대(걷고 또 걷는다)에 쓴 칼럼들을 실었다. 그리고 은사를 그리는 글 ‘선생님, 우리 선생님’을 맨 앞장에 선보였다.
박 교수는 이 리플렛에 일곱 돌 기념 초등 1학년 때 사진, 고교 입시 체력장 사진, 고교 2학년 때 사진, 대학 3학년 때 대전 충청 최초의 프랑스어 원어 연극 주인공 사진, 파리 원룸 사진, 실크로드 여행 사진,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교에서의 사진, 가족여행 사진, 아들 면회 사진, 대전둘레산길 잇기 시민 안내 산행 사진 등을 실었다.
한편 1958년 대전에서 출생한 박찬인 교수는 대전고와 충남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석사를 받은 뒤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4년 1학기부터 대학 강단에 서기 시작해 2023년 12월 현재 80학기째 강의해왔다. 2009년 세계아시아학총회 조직위원장을 역임한 박 교수는 대전 최초로 100개국 1000명 규모의 국제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이후 1992년부터 지금까지 충남대 인문대학 교수로 재임하면서 충남대 아시아지역연구소 소장과 충남대 인문대학장, 전국 국공립대학교 인문대학 학장협의회 회장, 대전문화재단 대표 이사, 한국프랑스학회 회장, 대전충남생명의숲 상임대표, 대전둘레산길잇기 대표 등 여러 NGO 단체 대표를 역임했다. <그 때 그 길> 등 20여 권의 저서와 번역서, 수십 편의 논문이 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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