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16 전투기 출격 사진 |
공군은 11일 지난 9월 공군 전투기 KF-16 추락 사고는 엔진실 내부에서 탈락한 고무 패킹이 엔진 안으로 들어가, 추력이 급격히 감소하는 '엔진 실속'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고 전투기 KF-16은 지난 9월 21일 임무를 위해 충남 서산 기지 내에서 이륙하던 중 추락했다.
공군은 사고 직후 대책본부를 구성해 잔해 분석, 비행기록장치 확인, 비행 상황 분석, 엔진 계통 손상 분석, 조종사 진술 청취 등을 통해 사고 원인을 조사 활동을 벌였으며, 조사 결과, 전투기 엔진 팬 모듈 '에어실' 안쪽 면에 부착돼 있던 '러버실'이 떨어져 나가 엔진 내부로 유입된 것이 사고의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에어실은 엔진 팬 모듈을 둘러싸고 있는 링 형태의 금속 부품이며, 러버실은 에어실 안쪽 면에 부착하는 일종의 고무 패킹으로, 엔진이 작동할 때 발생하는 진동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공군 관계자는 "떨어져 나간 러버실 조각들이 엔진 블레이드 등 구성품 일부를 훼손했고, 이에 따라 연소실로 흡입되는 공기 흐름에 이상이 생겨 '엔진 실속'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엔진 실속'은 엔진에 유입되는 공기 흐름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추력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9월 추락한 KF-16은 이륙 직후부터 총 5차례의 엔진 실속이 발생해 조종사가 비상탈출한 뒤 서산 기지 내 활주로 사이 풀밭에 추락했다.
이 관계자는 "러버실 교체 작업은 엔진 제작사의 위임을 받아 민간 정비창의 협력 업체가 수행하고 있다"며 "사고 KF-16과 같은 엔진(F100-PW-229)에서의 러버실 탈락 사례는 모든 운용 국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공군 측은 러버실 탈락이 노후화나 정비 불량에 따른 것은 아니며 부품 결함으로 인한 사고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엔진의 경우 1995년 12월 한국형전투기사업 1차분으로 도입됐으며, 운용 6천 시간이 도래하면 창정비(부품 하나하나를 분해해 검사·수리하는 최상위 정비)를 통해 신품처럼 복구한다.
사고기 엔진은 창정비 후 1천385시간을 운용한 수준으로 노후화와는 거리가 있고, 또 해당 엔진의 에어실 정비과정을 살핀 결과 빠뜨리거나 잘못된 부분은 없었다고 공군은 덧붙였다.
한 관계자는 "러버실이 왜 탈락했는지에 대해서는 엔진 제작사와 민간 정비창에 원인 규명을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공군은 사고 원인이 규명됨에 따라 사고 전투기와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KF-16과 일부 F-15K의 러버실 부착 상태를 점검하고 이상이 없는 전투기는 18일부터 단계적으로 비행을 재개할 계획이다.
현재 공군이 운용하는 항공기 중 해당 엔진을 활용하는 기체는 KF-16과 F-15K 두 기종 중 일부로, 모두 150여 대에 달한다.
한편, 공군은 지난 9월 KF-16 추락사고 이후 해당 기체의 비행을 중지했으며, 기종이 같지만 다른 엔진을 탑재한 기체를 활용해 비행 훈련 등을 해왔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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