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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훈민 대표. 사진=이유나기자. |
경제 불황이 장기화한 와중에도 용기 있게 창업에 뛰어들어 꽃을 피운 이들이 있다. 안정적인 직장 대신 선택한 길은 험난해 보였지만, 지금은 번듯한 사업가가 돼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의 사업은 소비자에겐 행복을, 창업 지망생에겐 용기를 주며 지역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중도일보는 '창업성공스토리'를 통해 지역의 대표들을 만나 그들의 여정을 들어보는 기회를 가져본다. <편집자 주>
송훈민(30) 대표는 대전 유성구 궁동 공유 사무실 '오르빗 워크룸'과 제품 디자인 회사 '그래비티 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다. 산업 디자인학과를 졸업한 송 대표가 23살에 창업한 '그래비티 컴퍼니'는 국방과학연구소, 한화 등 연구기관과 대기업, 의료·로봇 관련 스타트업의 제품 설계와 디자인을 맡고 있다. 그래비티 컴퍼니를 운영하며 협업에 관심이 많았던 송 대표는 지난해 7월 '오르빗 워크룸'을 열었다. 송 대표는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프로젝트도 수행했다. 예를 들면, 가을에 은행나무에서 떨어지는 은행 열매의 악취를 해결하기 위해 나뭇가지에 그물을 걸고 파이프를 연결해 은행 나뭇잎과 은행 열매를 깨끗하게 수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아이디어는 이슈화돼 1년에 25곳의 지자체에서 문의가 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송 대표는 "은행나무 프로젝트로 각 지자체에서 예산을 아낄 수 있었다"며 "디자인의 본질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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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월 대전 유성구 궁동 공유 사무실 '오르빗 워크룸'에서 커뮤니티 행사가 열렸다. 사진=송훈민 대표 제공. |
또 심리상담사와 함께하는 공유 심리상담 공간도 운영 중이다. 상담사가 상담 공간을 위해 취업 혹은 창업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준 것이다. 질문카드, 카운셀링 북, 멘탈케어 북 등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판매했는데, 매번 크라우드 펀딩에서 목표 금액의 2000~3000%를 달성했다. 고향인 대전을 향한 애정도 상당한 송 대표는 지역 로컬크레이터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그 내용을 잡지와 영상으로 만들었다.
송 대표는 "서울에서 일했을 땐 기회는 많았지만, 여유가 없었다. 대전은 한적해서 좋다"며 "대전엔 정부 기관과 연구원이 많아 일거리도 꽤 많고 경쟁자도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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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빗 워크룸에서 제작한 질문카드. 사진=오르빗 워크룸 쇼핑몰 캡쳐. |
송 대표가 다양한 일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던 배경은 협업에 있다. 송 대표의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정규 직원은 4명이지만 한 달에 외부에 있는 20팀과 함께 일할 정도로 협업이 활발하다. 또 송 대표는 건강한 협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질문 카드도 만들었다. 카드를 이용하면 예민한 질문을 할 때 부담을 덜 수 있고 진솔한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송 대표가 다른 팀과 원만하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비결은 먼저 베푸는 것이다. 송 대표는 "협업할 때 내가 가진 것을 먼저 줘야 다른 사람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며 "오르빗 워크룸은 공간 대여 외에도 기업 간 협업을 도와 사업확장을 할 수 있게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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