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대법원장은 "국민들이 지금 법원에 절실하게 바라는 목소리를 헤아려 볼 때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하여 분쟁이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인사청문회에서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재판 지연 문제를 꼽았다. 법원장에게 장기 미제 사건의 재판을 맡기겠다고 밝혀 재판 인력과 재판 제도의 변화도 예고 했다. 법원별 소속 판사 투표로 진행되는 '법원장 후보추천제'는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조 대법원장 앞에는 재판 지연 외에도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 당장 내년 1월 1일 임기가 끝나는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의 후임 인선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두 달 넘는 대법원장 공백기 동안 절차를 시작하지 못해 당분간 공석 사태는 피할 수 없다. 실제 조 대법원장은 8일 국회 임명 동의안이 통과돼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직후 후임 대법관 대상자 천거 공고를 위한 첫 업무 결재를 했다. 대법원 재판에 차질이 있어선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대법원장 '1호 결재' 사안이다.
사법부에 대한 신뢰 회복은 가장 큰 난제가 될 것이다. 정치 양극화로 법원 판결에 대한 노골적인 불신은 일상화됐고, 피고인 방어권을 위한 법관 기피 신청·국민참여재판 제도는 보석 석방을 노린 재판 지연의 수단으로 전락했다. 국민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통해 한치 어긋남 없는 올곧은 삶을 확인했다. 그가 무너진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시켜 민주 법치 사회의 마지막 보루의 역할을 다해줄 것을 기대하는 배경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