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석 소설가 |
나는 이 글을 쓰기 전에 챗GPT에게 물어봤다. '앞으로 AI가 만들 수 있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하고 말이다.
챗GPT는 빅데이터는 집단지성에 가까운 것으로, 보다 객관적인 지식에 다가가고 있고, 자율주행 자동차, 의료, 예술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인간의 일자리도 일부 대체되겠지만 산업발전의 단계에서는 늘 일어나는 일로 그만큼 새로운 비즈니스도 늘어나 상호보완될 것으로 봤다. 인간은 단순 반복이 아닌 보다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AI가 도울 것이란 참 어른스러운 말로 의견을 주었다. 나는 정말 AI와 대화를 나누었을까 의아해했다.
얼마 전 지인이 '데이터 라벨링'이라는 직업 아닌 부업에 도전하고 있다며, AI가 사물이나 그림, 언어를 보다 잘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습시키는- 일이라 했다. 나도 AI서비스를 이용해 새로운 부업에 도전하고 있다. 아마존에서 그림책을 파는 일이다. 챗GPT에게 원고 소스를 제공받아, 미드저니라는 그림 생성 AI에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AI 프롬프트 창에 글자만 몇 줄 입력했을 뿐이다. 화가도 출판사도 필요 없는 개인출판시대가 열렸다고 할 수 있다. 이쯤되면 AI가 새로운 일자리, 비즈니스를 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런 일자리 이면에는 AI가 인터넷이나 데이터 라벨링같은 작업으로 끌어모은 방대한 빅데이터가 있고, 그 속에는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내용도 들어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로 유럽연합(EU)는 지난 8일 AI 규제법 제정에 합의했다. 챗GPT와 같은 범용 AI 모델은 출시 이전에 투명성 의무를 준수하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어떻게 학습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과연 법으로 어떻게 AI를 규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AI전성시대인 것은 맞다. 아니 AI문명으로 인류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마 앞으로는 일을 하려면 인간보다는 AI와 더 자주 대화해야 할 지도 모른다. 미래에는 챗GPT가 말하는 것처럼 AI와 함께하는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것인지, 아니면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스카이넷처럼 인간을 초월하는 AI가 등장하여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을 조정하여 인간과 전쟁을 벌이는 사태가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는 AI가 이런 분야에도 기여했으면 하는 게 있다. 바로 정치나 재판 같은 판단력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감정이나 성향에 치우치지 않고 빅데이터를 토대로, 집단지성을 활용해, 감정 소모와 억울함이 없이 일을 처리해 준다면 진정한 AI문명시대를 맞이할 것 같다. 국민들이 내년 총선에서는 AI 규제법을 넘어 AI가 만드는 공정한 사회 실현을 위해 집단 지성을 모아주는 일을 했으면 한다.
김재석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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