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장호 건양대병원장이 중도일보와 취임 2년 인터뷰를 갖고 소아와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 기능 강화와 상급종합병원 준비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종합병원 중에서 중증질환에 대해 난이도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 심사를 통해 보건복지부가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하고 있다. 20개 이상의 진료과목을 갖추고 진료과목마다 전속하는 전문의를 확보하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인력·시설·장비 등을 갖춰야 한다. 과거에는 3차 병원으로 불렸으나 2011년부터 상급종합병원이라는 이름으로 3년 단위로 선정하고 있다. 2021년 제4기 상급종합병원에 전국 45개 의료기관이 선정됐고, 절반에 가까운 22개 기관이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에 밀집한 실정이다.
-대전에서 중증질환에 대해 전문진료를 받을 기회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국을 11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단위 필요 상급종합병원 병상 규모를 정하고 있다. 충남권역과 남부지방의 전남권역을 비교하면 충남권역이 전남보다 인구는 76만명 이상 많은데 상급종합병원으로 필요한 소요병상은 500병상 가량 적게 설정돼 있다. 대전에 상급종합병원이 충남대병원 한 곳 뿐으로 광주는 두 곳이 지정돼 상급 진료를 제공 중인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대전에서 연간 이뤄지는 진료 건수는 2900만 건으로 광주 2600만 건보다 많고 의료기관도 대전에 더 많으나 상급종합병원은 한 곳으로 지역환자의 지역 의료기관 입원 자체충족률에서는 대전 33%보다 광주(40%)가 더 높은 상황이다. 충남권역에서 충분한 상급 진료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아 입원 자체충족률이 낮은 것으로 이해된다.
-충남과 충북권역의 상급종합병원 필요 소요병상보다 지정·운영 중인 병상 수가 적어 개선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암 등의 중증환자를 완치 목적으로 치료를 제공하는 상급종합병원이 대전 1곳, 충남 2곳으로 보건복지부가 예상한 대전·충남권 상급 소요병상(3593병상)보다 적게 지정·운영(3124병상)되는 실정이다. 충남권역의 469개 잔여병상과 충북의 707개 잔여병상 등으로 지역 내 의료기관을 추가 지정하는 게 아니라 다른 지역에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지역 잔여병상이 대부분 수도권과 경남 동부권역으로 재배정돼 충남권역 상급 의료환경 조성에는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중증진료 의료수요가 있는 곳에 상급종합병원을 추가 지정하는 데에 이들 잔여병상이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려면 의료기관을 심사하는 평가 기준이 있을 텐데 건양대병원의 상황은 어떤가?
▲상급종합병원은 3차 의료기관인데 개인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제공하기 어려운 중증의 중요 질환에 대해 전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건양대 병원이 지난 3년간 중요하게 발전시킨 분야가 필수 중증질환에 대해 완결적 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의료 질과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이다. 그 결과 중증질환 진료 비율이 전체 진료에서 55%를 웃돌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상급종합병원 선정에 기준을 삼는 중증진환 비율(50%)을 넘어서는 것으로 가벼운 질환의 환자는 인근의 다른 병원으로 이원하고 병원 의료진은 중증질환 환자를 살피는 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병원을 운영하는 여러 요소 중 경영 측면에서는 불리하지만, 중증환자가 발생하면 건양대병원으로 오면 완결적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충남에서만 10만명이, 대전에서도 4만명의 환자가 지난해 수도권 5대 대형병원에서 원정진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된다. 의료현장에서 보는 원정진료의 문제는 무엇인가?
▲지역 내에서 불편하지 않게 그리고 치료에 필요한 충분한 진료를 지역 내에서 이뤄지도록 의료전달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실정에 맞게 지방자치를 발전시킨 것처럼 의료자치를 강화해야 한다. 수도권으로 환자가 집중돼 멀리 있는 병원을 오가는 불편을 줄이는 것이 시작이고 이러한 의료전달체계 정상화는 지역 균형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배장호 건양대병원 의료원장이 중도일보와 취임 2년 인터뷰를 갖고 소아와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 기능 강화와 상급종합병원 준비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충남권역의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 충남지역 병원이 모두 천안에 위치해 충남 서남부권역에 주민들은 중증질환에 대해 완결적 진료를 위해 대전으로 찾아오고 있다. 저희 병원 입원환자의 지역별 비율을 보면 충남 서남부권에 주소를 둔 경우가 전체 입원환자의 40% 비중을 보인다. 논산과 부여, 공주, 계룡, 세종뿐 아니라 청양과 영동 등에서도 건양대병원에 입원에 진료를 받고 있다. 충남에서 상당수 환자가 서울과 경기권으로 원정 진료를 받는 중이며 오가는 과정에서 교통 불편과 비용 그리고 숙박 등 지역 차원에서 작은 문제가 아니다. 중증진료 서비스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지역과 가까운 곳에 상급종합병원을 추가 지정해 국가적 차원에서도 비효율을 저감하고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건양대병원 11대 의료원장에 취임해 2년간 총지휘했는데, 변화를 주로 이끈 부문은 어디인가?
▲2년간 필수의료를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부임하자마자 필수의료를 확충하도록 인력을 확보하고 시설과 장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산부인과에서 임신부를 진료해 온 교수가 분만까지 책임지는 '주치의 책임분만제'를 시행 중이고, 응급 소아환자 진료 환경을 집중적으로 개선했다. 대전과 충남 서남부권의 공공의료를 책임지는 기관으로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필수 의료분야에서 많은 향상을 이뤘다. 지역병원에서 치료 힘든 뇌혈관과 심혈관 그리고 대동맥 질환에 대해 환자가 발생했을 때 24시간 시술과 수술을 빠른 시간 내에 제공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완성했다.
-시민들에 전하고 싶은 말씀은?
▲오랫동안 준비한 노력으로 환자 치료실적을 보면 이번 기회야말로 건양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에 진출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한다. 지역에 있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충분히 감당하지 못하는 분야와 일반 종합병원에서 어려워하는 중증질환에 대해 저희 병원이 역할을 맡게 된다면 대전과 충남권역 보건의료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담=고미선 사회과학부장·정리=임병안 기자·사진 이성희 기자 victorylba@
●배장호 건양대병원장은…
▲계명대 의과대학 졸업 후 동 대학원 박사학위 ▲미국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에서 연수 ▲건양대병원 내과부장, 교육수련부장, 심장혈관센터장, 진료부원장 등 역임 ▲저서 '혈관 초음파' 및 'Textbook of In-Stent Restenosis' 등 논문 204편 ▲관상동맥조영술 3만례 및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 5천례 이상 집도 심장질환 치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