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제출 시한이 총선 1년 전인 올 4월 10일까지인데 이제야 이뤄졌다. 국회가 획정 기준을 제때 마련하지 못한 탓이다. 태생적으로도 현재의 선거법은 비정상이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정체 모를 규정은 4년 전 21대 총선 앞두고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군소정당과 손잡고 강행 처리한 것이다. 위성 정당이 출현하는 웃지 못할 사태의 재연을 막아야 한다. 갈 길 바쁜데 선거구 획정안과 선거제 개편에 대해 여야가 한 일은 입장차를 확인한 게 전부라니 어처구니없다.
최대한 빨리 진행하자는 여야 간 공감대는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마당에 자랑할 일은 못 된다. 현역의원 입장에선 답답할 게 뭐냐는 식이다. 자당 내에서 병립형과 위성정당 없는 준연동형제를 둘러싸고 당론조차 매듭 못 짓는 부분부터 교통정리해야 한다. 내년 1월 말까지 시간이 있다거나 별로 개의치 않은 듯한 눈치인데 그러지 않아야 한다. 제3지대 흐름을 제어할 의도이거나 한시바삐 얼굴을 알려야 하는 정치 신인 견제용 아닌가. 이 같은 의구심을 남겨둬선 안 된다.
지난 8월에도 양당 수석과 정개특위 간사로 2+2 협의체를 가동했는데 여태 이 모양이다. 이제 그럴 시간조차 없다. 하나 더 부연하자면 분구·합구 과정에서 농산어촌의 지역 대표성을 무시하지 말라는 것이다. 인구 기준, 상한 기준을 몰라서가 아니다. 이제 입장차를 극복할 마지막 시간이 왔다. 선거구와 선거제 결정이 늦을수록 유권자의 참정권이 그만큼 훼손된다는 사실까지 기억했으면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