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기억에 남아야 승리하는 프레젠테이션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기억에 남아야 승리하는 프레젠테이션

박미건 포커스온 대표

  • 승인 2023-12-10 08:14
  • 수정 2023-12-10 08:42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2023102201001420100055931
박미건 대표
최근 인상 깊게 읽었던 한 책이 있다. 집중력에 관한 책이었는데, 이제 어떤 일이든 사람들의 집중력을 얼마나 사로잡느냐가 성공을 좌우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필자가 하는 일인 프레젠테이션은 '누가', '얼마나 청중을 집중시켰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라지기 때문에 듣는 이들의 집중력을 간과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기억시키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들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설명해야 한다. 이 말을 하면 사람들은 "어려운 용어를 써야 전문적으로 보이는 거 아닌가요?" 하는 질문을 하는데, 이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생각이다. PT(프리젠테이션) 평가 이후 얻고자 하는 목적이 투자이든 수주이든 모든 PT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쉬워야 한다. 쉽게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흔히 알고 있는 '비유' 기법을 활용하면 된다.

이와 관련해 필자의 저서, [설득이 필요한 순간에] 수록된 예시 하나를 소개한다. 기업 회생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의 이야기이다. 나는 두 사람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소개를 부탁했는데, 같은 일을 하고 있음에도 두 사람이 전한 표현은 180도 달랐다. A 변호사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부채와 영업이익과 같은 전문 용어들로 표현했지만, B 변호사는 "사람도 병에 걸리면 치료받는 것처럼 기업도 어려울 때 법의 도움을 받아 일시적으로 치료를 받은 후에 다시 시장에 나오는 겁니다. 그 일을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며 이렇게 본인의 일을 정의했다.



이 답변을 듣고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쉽게 이해했고 어려운 질문이 생각날 때면 B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며 일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이처럼 비유 기법을 활용한다면 듣는 사람들에게 내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쉽게 전달할 수 있다. 만약 대체할 수 있는 단어나 키워드가 없다면 풀어서 전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두 번째로는 '숫자'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숫자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강력한 도구이다. 예를 들어 "많은 고객님이 선택해주셨습니다"라는 설명하는 것보다 "10명 중 8명의 고객이 선택한 제품입니다"라고 하는 것이 더 직관적으로 와 닿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 다른 예시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많이 증가했습니다"로 표현하기보다 "매출액이 전년 대비 3배 증가했습니다"라는 것처럼 수치로 표현해주는 것이 좋다. 아마 전자보다 후자의 표현에서 '정말 매출이 많이 늘었구나'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많은'이라는 단어는 이전보다 늘어나고 다수가 선택해준 것이라는 느낌은 들지만, 추상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직관적인 이해를 끌어낼 수 없다.

이처럼 '많은'이라고 표현하는 대신 구체적인 숫자로 활용해 '얼마나 많은 고객들이 찾았는지', '어느 정도의 매출 증가가 일어났는지'를 어필한다면 상대에게 더 또렷하게 어필할 수 있다. 다만 숫자를 투자나 비용 등 구체적인 데이터에 기반해 써야 하는 경우라면 다시 한번 꼼꼼하게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숫자는 직관적인 이해를 돕는 좋은 무기이지만 오타로 확인되면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꼼꼼하게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처럼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자리 혹은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자리라면, 초등학생이 들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설명하고 나아가 숫자를 활용해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듣는 사람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고, 우리가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 남은 2023년과 다가올 2024년에 승리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이 있다면, 이 두 방법을 활용해 매 순간 승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박미건 포커스온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