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최저 3%대로 내려앉은 것인데, 대전·세종·충남지역 주택담보대출액이 역대 최대치로 올라간 상황에서 부채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저 3.76%에서 최고 6.02%다. 한 달 여 전인 11월 초 하단이 4.39%에서 3%대로 진입했다. 상단도 이 기간 6.72%에서 내려앉아 하단과 상단이 각각 0.63%, 0.70%포인트 줄었다. 11월 말 들어 점차 낮아지기 시작한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낮아지는 모양새다.
혼합형 금리는 낮아졌으나, 변동금리는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하락한 데는 시장금리 감소 영향이 컸다. 미국이 내년 상반기부터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 국채금리가 하락했고, 덩달아 은행채 금리도 줄어들었다.
금리 하락으로 차주들의 부담은 덜었지만 역대 최대치로 올라선 가계부채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대전의 9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13조 7462억원, 세종은 5조 5832억원, 충남은 12조 2791억원이다. 올 상반기 등락을 반복하다 9월 들어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점까지 올라섰다. 이런 상황에서 연체율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인다. 대전은 9월 기준 주담대 연체율이 0.20%로 2020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종은 0.09%로 평년 수준을 기록했고, 충남은 0.13%로 예년보다 높은 연체율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선 고금리 기조가 끝나는 상황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부채가 커지고 연체율이 높아진다는 건 그만큼 지역민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음을 보여준다. 때문에 금리가 낮아질수록 부채가 커져 섣불리 대출을 받았다가 갚지 못해 가계 재정에 적신호가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도 여기서 비롯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신의 상황을 고려해 대출을 받는 걸 권장하고, 혼합과 고정, 변동 등 어떤 상품이 유리한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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