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성씨는 20년간 광주·전남지역에서 검찰과 경찰 인맥을 활용해 수사 무마 청탁 등을 해왔다고 한다. 검찰은 전남경찰청 소속 경정·경감 등 5명이 2021년 1월 승진 심사 전에 브로커 성씨 등을 통해 당시 전남경찰청장 A씨에게 금품을 건넨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A씨는 2021년 12월 전남경찰청장을 끝으로 퇴직했으나 인사청탁 비리 사건 수사가 본격화된 직후 경기 하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남 담양에서 보행 데크 업체를 운영하는 브로커 성씨는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을 중심으로 인맥을 넓혀왔다. 이런 인맥을 바탕으로 경찰 인사에 깊숙이 개입하고 뒷돈을 챙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실제 경찰 인사철만 되면 성씨에게 줄을 대려는 경찰관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성씨는 수사 무마 청탁을 받고 18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으나 수사가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청탁자가 검찰에 비위를 제보하면서 인사청탁 비리도 꼬리가 잡혔다.
거의 사라진 줄 알았던 경찰의 수사청탁과 인사 비리 병폐가 이번 사건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대전지법은 6일 수사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경찰 간부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실형을 선고했다. 몇 푼의 돈에 자신을 망치고, 치안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수많은 동료를 욕보이는 비위 사건들이다. 경찰에 대한 신뢰에 찬물을 끼얹는 수사 청탁과 인사 비리 척결을 위해 자정력을 키우는 동시에 강력한 비위 근절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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