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대전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이 이번에도 무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전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16대 총선까지 광주와 국회 의석수가 각 6석으로 동일했으나,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17대 총선에서 광주 의석수가 7석이 됐다. 광주는 2008년 총선 이후 국회 의석이 1석 더 늘어나 8석이 됐다. 대전은 2016년 20대 총선이 돼서야 유성선거구가 갑·을로 나뉘면서 의석이 1석 늘어난 7석으로 기형적인 역전 현상이 그나마 완화됐다.
그동안 대전시민이 선거구 증설을 원한 것은 표의 등가성,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다. 지난 2000년 이후 대전이 광주보다 항상 인구가 많았지만 국회 의석은 적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2020년 21대 총선에서 대전 7개 선거구를 석권한 민주당 의원들이 선거구 증설에 적극적으로 나선 기억이 없다. 6월 말 이장우 대전시장이 선거구 증설 필요성을 언급하고, 대전시의회가 '지역선거구 증설 촉구 건의안'을 채택한 것이 기억될 뿐이다.
국회의원 선거구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획정안에 대한 재획정 등의 절차와 이를 반영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돼야 확정된다. 민주당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서울·전북 선거구가 각 1석씩 줄어든 획정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겠다며 반발, 재획정의 여지는 남아 있다. 지역정치권이 대전 선거구 증설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 다음 또한 기약할 수 없다.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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