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 대책을 이용한 피해자가 아직 소수에 그친 점도 문제다. 피해자로 신청하지 않은 가구 중에는 인정받지 못할 것 같다거나 실효성이 없어서라는 견해가 상당하다. 법적으로는 최우선 변제 대상도 아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회적 현안이며 민생 문제가 전세사기라는 인식의 공유가 그래서 필요하다.
전세사기 피해자 불만 중에는 지방정부가 목소리를 안 내니 중앙정부에서 듣지 않는다는 시각이 많다. 물론 정부의 지원 비율을 높일 방안부터 찾는 게 순서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조명받지 못하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조례도 제정해 특별법상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아파트와 다세대, 오피스텔, 연립 등 어느 주거 유형이건 전세사기 예방부터 실태 조사와 체계적인 지원책까지 제대로 담긴 기본 조례가 절실하다. 지자체 차원의 임차인 보호와 대책 마련을 위해 피해자들과의 더 적극적인 소통도 아쉽다.
수도권과 부산, 대전 등 피해자가 많은 지역일수록 중앙정부의 좁은 피해자 승인 요건을 서둘러 보완할 당위성은 커진다. 법률이든 조례든 그 안에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이해와 요구가 충분히 담겨야 한다. 악성 임대인과 공인중개사 처벌 강화, 특별법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설정, 선 구제 후 회수나 피해자 소득기준 완화 등 다양한 대안도 검토할 대상이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 개정안 등의 처리를 포함해 법적 미비점을 보완하는 국회 보완 입법, 실질적·안정적으로 피해자를 돕는 조례 제정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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