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전화 한 통화의 행복, 그리고 효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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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전화 한 통화의 행복, 그리고 효 실천

김기황 (한국효문화진흥원장)

  • 승인 2023-11-28 16:38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김기황 원장님 사진(최최종)
한 평생 살면서 특별한 보람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공직에 있을 때에는 시민을 위한 길이 곧 국가와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맡겨진 일에 충실하며 보람도 느꼈습니다. 거기에서 행복과 기쁨도 찾았습니다. 그때는 사적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공사를 구분하며 생활하다 보니, 때론 사적 공간일 수 있는 가정사를 소홀히 대했던 것도 같습니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야 알게 되었고, 뒤늦게 가족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갚기 위해 서로 소통하며, 그간에 쌓였던 응어리를 해소하려고 노력했고, 지금은 조금씩 풀리는 것 같아 고맙게 생각합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고, 가족이 평안해야 사회도, 나라도 평안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몸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공직에 있으면서 느끼지 못했던 아주 소중한 체험이었습니다.

그리고 한국효문화진흥원(이하 '한효진') 원장으로 취임하고서, 이런 저의 작은 경험담을 주변 분들과 나누며 "옛날부터 왜 효가 인성의 근본이라 말했는가?"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효는 서로를 이해하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가운데, 소통하는 매우 평범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칭찬하고 감사하는 일이 효 실천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가는 곳마다 이를 말했습니다. 일상 속의 평범한 효 실천입니다. 물론 평소 습관이 잘 안된 분들에게는 쉽지 않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어느 날 어느 시민단체 대표를 맡고 계신 분께서 "원장님 덕분에 그간 소원했던 부모님과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졌고, 그렇게도 부모님이 기뻐하신다"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전에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생각에 자주 연락을 드리지 못했는데, 원장님께서 칭찬, 감사가 효 실천이라는 이야기를 하시기에 공감하고 전화를 드렸더니, 처음에는 평소 안 하던 전화를 하자 어색해하셨지만, 지금은 너무 좋아하신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소식을 접하는 순간 너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우리는 효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모님 말씀에 무조건 순종, 복종하는 것을 효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시대가 변했다면 효 실천 방법도 변해야 하는데, 여전히 옛날 방식대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쉽게 다가가는 효 실천, 이 시대 필요로 하는 효문화 확산을 고민하면서 '칭찬·감사 릴레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칭찬·감사 릴레이 운동'은 일상 속에서 칭찬과 감사를 통해 효 실천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효의 가치를 일깨우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시작한 효 실천운동으로, 칭찬 주인공이 다음 칭찬 주인공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칭찬·감사 운동'이 쉬울 것 같았지만, 습관이 되어있지 않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습니다. 평소 칭찬, 감사가 생활화되었다면 당연한 일일 수 있지만, 무한 경쟁사회에 칭찬, 감사보다는 시기, 질투가 더 익숙한 것은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칭찬·감사 운동이 소통의 긍정적 효과가 있음을 생각하고 생활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때 시민들의 공감과 참여가 확산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효 가치는 농경사회 및 산업사회를 거쳐 현대 정보화 사회에 이르기까지 급속한 사회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인간 사회의 근본 도리입니다. 우리는 시대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으나 흐름의 방향은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감사와 칭찬의 말을 주변에 전함으로써 효 실천을 통해 인성회복을 위한 작은 변화의 물결에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작은 효 실천의 방법이 나비효과처럼 큰 불길로 확산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칭찬과 감사의 생활화로 효 실천 문화가 우리사회에 정착되어 사랑과 나눔이 가득한 효문화 가치가 전국적으로 널리 확산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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