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과 어린이집(보육)을 통합하는 데는 재원 확보가 관건이다. 매년 2조원 이상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있다. 영아는 보건, 건강, 안전, 유아는 교육프로그램 위주라는 구분까지 통합 이후에는 무의미해진다. 교육감 입장문에서 강조했듯이 보육과 교육이 상향 평준화를 이루면서 교육 불평등 해소에도 목표를 둬야 한다. 관리 일원화에 속도 내는 것만으로는 도달하기 불가능한 목적, 목표다.
또 유보통합을 잘해야 초중등교육 발전으로 이어진다. 교육부 소관인 유치원과 보건복지부(지방자치단체)가 관장하는 어린이집의 통합 체계를 일원화하면 뚝딱 끝날 문제가 아니란 뜻이다. 정부조직법만 바꿔서 될 일도 아니다. 지금부터는 유아교육 공공성 측면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유보통합의 큰 줄기에는 유아교육의 공교육화가 있다. 이를 위한 재정계획이 부실하고 양성체계, 교사 자격 등 세밀한 해법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시설이나 회계 기준 통일도 만만한 작업이 아니겠지만 재정 소요계획이 수반되는 게 먼저다.
더욱이 유보통합에는 빼놓으면 안 되는 사명이 있다. 저출생에 따른 지역소멸위기 극복이라는 온 나라의 과제를 품어야 한다. 출산과 보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함은 물론이다. 교육감들이 건의한 '교육-돌봄 책임 특별회계법'을 제정하든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상향하든지 해야 한다. 38년 전의 공공성 논의, 34년 전의 유아교육 공교육화 시도가 왜 진전이 없었나를 반추해볼 때다. 교육개혁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유보통합 성공은 없다. 오래된 유보통합 주장이 실현되지 못한 핵심 원인도 결국 정책·재정적 지원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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