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난 '천안 오토아레나', 시행사·건설사 간 '설전'

-전옥균 소장, "함께 살아날 방법 있었음에도, 중소기업 죽이는 대기업 '횡포'"
-현대아산 관계자, "책임준공 문제는 시행사 설계의 오류 탓, 당사도 막대한 피해 입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분쟁이 전국적으로 끊이지 않는 가운데, '천안 오토아레나' 시행사인 ㈜한결개발 또한 부도 상태에 허덕이고 있다.

전옥균 이웃사촌무료법률상담소장은 4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 오토아레나 자동차매매단지 개발사업'의 건설사의 책임준공 불이행으로 인해 시행사인 한결개발은 부도 상태가 됐다고 밝혔지만, 건설사는 시행사의 설계 오류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전 소장은 "책임준공 보증사인 현대엘리베이터마저 책임준공을 못 할 위기에 처하자 한결개발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순진한 중소기업은 자비를 들여가며 현대엘리베이터의 책임준공 불이행을 가까스로 면하게 해줬다"며 "책임준공을 불이행한 현대아산은 당연히 채무를 변제해 부도 상태를 해소해야 함에도,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한결개발 몰래 바지사장을 세워 대출채권을 사들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제를 완료하면 부도 상태가 해소되고 대환대출로 모두가 살아날 방법이 있었음에도, 현대아산은 자기만 사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며 "심지어 현대아산은 한결개발이 누구나 신뢰할 만한 업체 2곳과 2000억원 매각 양해각서를 체결했음을 고지받고도, 공매 신청으로 순조롭게 진행되던 매각을 무산시켜 함께 살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대아산과 현대엘리베이터가 저만 살겠다고 채권을 몰래 사들이고 공매를 신청한 행위는 시행사를 위해 일해야 할 건설사의 계약상 기본의무를 위반한 행동"이라며 "또 시행사의 건설사에 대한 신뢰를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배신행위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역설했다.

전옥균 소장은 "이러한 파렴치한 대기업 갑질에 대해 회사 경영진 상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죄 고소와 최소 100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유치권 행사 등 모든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현대아산 관계자는 "시행사는 당사와 모회사를 부도덕한 기업으로 지칭하고 있으며, 건설사로서 적법한 계약과 절차를 준수해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시행사 측에 근거 없는 일체의 비방 행위 중단을 요청하며, 향후 원만한 수습에 협조해 주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공사로 인해 당사도 공사비 미회수로 대규모 자금이 묶여 경영상의 어려움 등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책임준공 문제는 시행사의 설계 오류이며, 준공승인 과정에서 설계 오류가 지적되면서 준공이 2개월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아산이 2023년 10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급 보증을 선 천안 구성동 소재 자동차매매단지 '천안오토아레나'가 시행사의 PF대출 900억원 채무불이행으로 공매에 넘어간 상태다.
천안=정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