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재활치료는 서비스 전달체계가 중요한데요. 재활의료 문제 해결의 열쇠는 아급성기 환자의 기능 회복 정도에 따라 퇴원 후 기능관리 지원이 필수라는 점입니다. 저희 병원이 올해로 개원 10주년인데요. 지난해 1년간 코로나19 지정 병원이었다가 올해 2월 업무를 무사히 마치고 새롭게 리모델링 중입니다. 재활병원 디자인은 환자 중심의 원스톱 서비스 체제로 진료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됩니다. 입원 기간 동안 중단 없는 재활치료가 필요하고 환자의 수직 이동을 방지하기 위해 병동과 재활치료실과 같은 층에 배치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편마비, 척수손상, 인지장애, 욕창, 중환자 등은 각기 특성대로 구성해야 하고 특히 대소변 처리와 환기 문제가 중요해 환자의 상태에 맞게 병동 기능을 설계해야 합니다. 그리고 재활치료는 간호 케어, 영양지원 등 기능팀별로 통합되어 운영되어야 합니다. 환기와 자연 채광에 유리한 위치에 병실이 배치되어야 하고, 근무자와 보호자, 간병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필수입니다. 신체구속과 욕창, 감염, 영양, 안전한 가정 등 단기적인 임상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팀을 위한 병동 공간도 필요하죠.
▲ 2021년 12월 코로나가 급속히 증가하던 시절, 복지부에서 12월 말에 대한병원협회를 통해 전담 병상 확충을 요청해 와 부득이 모든 입원 병상을 코로나19 전담 병상으로 전환했습니다. 지난 한해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근무하느라 직원들의 고생이 참 많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2022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 환자의 진료 업무를 잘 마치고, 올해 다시 일반병원으로 복귀하면서 진료 기능을 강화하고 환자의 입원치료와 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대규모의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다시 팬데믹이 발생하더라도 환자를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격리구조 등을 반영해 공간을 디자인하였습니다.
▲국민들의 권리 의식이 높아지면서 의료서비스에 대한 기대 수준도 많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환자와 가족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스태프들의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 병원 직원들에 대한 과한 요구나 거친 언사가 있을 때는 마음이 아픈 경우가 있습니다. 조금 더 상호 존중하고 경청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병원은 2013년 병원을 개원한 후 보다 편리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환자를 위한 공간을 위해 수시로 개조하고 시설투자에 애쓰고 있죠. 최근엔 정형수술 후 재활치료까지 원스톱으로 하기 위해 정형외과 수술센터를 추가하였습니다. 수술 후 병원을 옮겨 다니는 불편이 많이 해소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병원 외래 입구 |
수술실 |
수술실 2. 3 |
수술실 4 |
수술실 내부 |
또 노인분들의 뇌졸중 등은 일단 발병하면 후유증이 많이 남기 때문에 중년기 질병 예방을 위해 건강검진센터도 오픈하였습니다. 만성대사증후군인 성인병은 젊을 때부터 예방하고 관리해야 됩니다. 건강검진으로 중증질환을 예방하고 신재생의료로 퇴행성 질환을 잘 치료한다면 150살까지도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부모님 세대의 노년기와 우리 세대의 노년기는 많이 다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CT실 |
▲병원에서 잘 치료받고 퇴원 후 기능 유지를 하지 않으면 다시 장애가 심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저희 병원에서 '컴백홈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사회복지사, 재활의학과 의사, 작업치료사, 간호사, 시설팀이 전담팀을 구성해 신청을 받고 환자 집을 방문해 조사 후 수리할 곳을 체크하고 병원에서 재료비를 부담해 무상으로 고쳐드렸습니다. 문턱을 제거하고, 화장실에 손잡이를 달고, 화장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침대 옆에 보조기구를 부착하는 등 환자의 일상 생활 기능 유지와 낙상 등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을 해드리는 겁니다. 재료비 15만~20만 원만 들이면 일상생활을 도울 수 있는 기구 등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 재원은 병원의 입원환자용 세탁기와 전자레인지 사용으로 나오는 동전들을 모아 활용하였습니다. 힘들지만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봉사활동 덕분에 가능한 프로젝트인데요. 환자 분들도 많이 고마워하고, 직원 분들의 보람도 커서 인기 있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사후 조사 설문을 하면 만족도가 높고 기능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재활치료의 완결을 위해 지자체 바우처를 통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의 지원을 받아 지원의 범위를 더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잘 끝났으니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재활치료 이후 환자의 주거환경 개조사업은 필수적인 사안이라 생각합니다. 이와 연계된 재택 커뮤니티 케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MRI실 |
▲다른 또래의 아이들처럼 저도 어릴 때 과학자가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제가 대전 동산고를 마치고 충남대 의대를 졸업했는데, 고교 시절 생물에 관심이 많아 인체에 대한 의학연구를 하고 싶어 의과대학에 가게 됐습니다. 의대 졸업 후에는 전국에서 모인, 출신이 다른 의사들과 수련을 받기 위해 서울아산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에서는 미국에서 돌아와 진료와 교육을 하시던 하상배 교수님으로부터 재활의학 전문의 수련을 받았습니다.
병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좋은 시설과 훌륭한 의사분들이 환자 중심의 진료시스템을 갖추어 환자분들로부터 신뢰를 얻게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병원장으로서 병원 경영의 요체는 별다른 것이 아니라 병원의 재정을 잘 관리하면서 재투자하여 환자와 직원들이 근무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환자들에게 신뢰를 얻어 병원이 잘 경영되고, 이를 재투자하여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검진센터 검사실 |
▲지난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의료기 전시회인 메디카(MEDICA) 2023에 다녀왔는데요. 메디카는 1963년부터 매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의료기기 박람회로, 올해는 70개국 5000여 개의 의료산업체가 참석했습니다. 국내 업체는 약 300여 개 사가 참여했고, 한국 공동관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에서 총 7개가 운영됐습니다.
매년 12월 초순에 4일 동안 열리는데 저는 2017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참관입니다. 의료기기 제조 유통하시는 분들이 가는 곳이죠. 인공지능시대를 맞아 헬스 케어 제품들이 많아졌더군요. 해외의 친구들도 사귀고, 아이디어도 교환할 수 있어 매우 좋은 기회였습니다. 의료분야는 사람에게 적용되다 보니 규제가 강하고 조심스럽습니다만 어느 때보다도 혁신적인 변화가 가장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내과 및 검진센터 대기실 |
▲예, 의료 현장에서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취합해 충남대 의대 동창회나 대전시의사회 등 의사분들 커뮤니티에 종종 게시하고 의견을 청취하기도 합니다. 책을 좋아하는데 독서야말로 가장 저렴하게 명사들의 지혜를 얻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간의 치유기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한 공간에서 치유 받을 수 있을까를 늘 연구합니다. 개원 초에는 제일 높은 12층에 원장실을 만들었다가 병실이 모자라게 되어 3층으로 내려왔는데 다시 신장투석 치료실이 모자라 원장실을 양보하고 6층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저희 병원 리더십의 특징은 자율성과 전문성, 창의성입니다. 상하 위계질서보다는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합니다. 2013년 처음 개원할 때 함께 했던 직원분들이 10주년을 맞는 올해까지도 함께 해주고 있습니다.
내시경실 |
▲예, 2004년 봄 부여군 임천면 가림초등학교를 매입해 ‘아름다운 수풀’이란 뜻을 지닌 가림노인전문병원을 개원했습니다. 개원 초기엔 환자가 없어 환자 한 분을 1~2시간 동안 진료하기도 했습니다. 환자의 문제점을 발견해 꼼꼼히 진료하고 치료해드리다 보니 기적 같은 일도 있었습니다. 의식이 없이 호스피스로 실려 왔던 60대 초반의 남자 환자분은 뇌하수체 문제 환자였는데 몇 가지 간단한 호르몬제를 병합 투약 후 기적적으로 의식과 신체기능이 호전되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시골 동네병원 역할을 하면서 직원분들과 함께 정성껏 보살펴드리니 신뢰를 얻어 타 지역에서도 환자분들이 많이 와주셨습니다.
병원 로비. |
사시사철 시골에만 있으니 감성도 풍부해져 수필도 쓰게 되었는데 습작으로 제출한 수필이 의사들의 문학상인 한미수필문학상에 당선돼 장려상을 받은 적이 있기도 합니다.
저는 사람의 노화와 질병에 대한 새로운 의료기술에 관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실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사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애정과 존중이 필수적이라 생각합니다. 또 의사는 환자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병원 입구 |
병원 카페 |
-올해 대전웰니스병원은 개원 10주년을 맞아 병원을 새롭게 리모델링하고 척추·관절 수술센터와 건강검진센터도 오픈하셨는데요. 이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실까요?
▲예, 척추관절 정형수술센터는 개인별 통증과 장애 정도 등을 정확히 파악해서 그에 맞는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원 초기 정형외과 전문의 3분을 모시고, 신경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소화기내과, 신장내과, 신경과, 가정의학과 등 분야별 전문의 14명의 협진을 통해 효과적인 진료를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정형외과 입구 |
정형외과 로비 |
정형외과 로비 |
병원 현관 야경 |
만성신장질환을 위한 인공신장실과 뇌신경질환을 위한 집중재활센터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또 장애아동의 재활치료를 위한 시범사업 지정병원이라서 많은 아동이 낮 병동과 재활센터를 통해 회복의 희망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뢰받는 의료로 질병과 장애를 가진 환자분들에게 건강과 회복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함께 하는 우리 병원의 직원분들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좋은 병원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편집위원(국장) hansung007@
▲동산고, 충남대 의과대학 졸업. 중국 장강경영대학원(CKGSB) EMBA 수료. 재활의학과 전문의.
서울아산병원 수련의 및 재활의학과 전문의 과정 수료, 충남 부여군 보건소 공중보건의, 울산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과장,부여가림노인전문병원 병원장,유성웰니스재활병원 병원장, 현재 대전웰니스병원 병원장,한국의료법인연합회 이사, 정책위원장, 대한중소병원협회 이사, 학술위원장, 서울아산병원 외래교수,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미래발전위원장, 대한병원협회 이사, 한국장애인연맹 대전DPI 명예회장으로 활동 중.
행정안전부장관 표창,보건복지부장관 표창,국민안전처장 표창,대전시장 표창(2회),보건복지부 장관상 등 수상.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