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행사는 헤이안(平安) 시대 궁중에서 시작된 '신사(神事)'의 하나다.
일본에서는 설날에 하나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기에 제일 좋은 날인 12월 13일에 1년 동안 축적한 집안의 먼지와 그을음을 털어낸다.
새해에 행복을 가져다주는 신이기도 한 도시가미(歲神)를 맞이하기 위해 신에게 실례가 없도록 집안을 깨끗하게 하자는 뜻으로 연말에 대청소가 시작됐다.
현대에는 '그을음을 제거하는 날'보다 '대청소의 날'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현대 생활에서 '그을음'을 거의 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연말에 대청소를 하는 것은 자신과 가족이 기분 좋게 해를 넘겨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서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전기가 없는 시대에는 난방과 취사, 그리고 목욕에 이르기까지 숯과 장작을 태워야 했다.
환풍기 같은 편리한 것은 없고 실내에 놓인 아궁이에서 취사를 하면 천장은 그을음으로 검게 물들었다고 한다.
당시 조명기구였던 촛불이나 행등의 기름에서도 타오르는 불에서 찌꺼기가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그을음은 공기를 타고 천장에 쌓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연말 대청소 때 긴 대나무 빗자루나 담쟁이를 사용해 털어내고 있다.
이 연말 행사는 사찰마다 방식이 다르다.
서본원사(西本願寺)에서는 승려들과 일반 참가자들이 6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수백 장이나 되는 넓은 본당 다다미를 중앙에서 바깥쪽으로 대나무 막대기로 두들겨 큰 부채로 먼지를 쓸어간다.
또한 동본원사(東本願寺)에서는 승려와 문도들이 가로 일렬로 똑바로 서서 끝부터 차례로 두들겨간다.
일본사람들이 이렇게 한 해의 액(厄)을 쫓았던 것처럼 우리도 평소에는 눈을 잘 주지 않았던 집안의 천장 구석이나 벽면과의 경계부분에 바라보며 빗자루나 작살로 살짝 쓸어보는 것은 어떨까?
야마시타 치부미 명예기자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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