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 주막'을 지나가더니 아주머니가 갑자기 "막걸리와 한국식 피자"라며 젓가락으로 파전을 건네줬다.
아주머니가 주신 파전과 막걸리를 먹고 마신 뒤 헤어졌지만 그 분은 잊을 수 없었다.
또 배를 타고 가던 중 한 남자가 나에게 갓 구운 민어 몇 조각을 맛보라고 주셨다.
따끈따끈하고 맛있었다.
그들은 내가 누군지 나도 그들을 누군지를 모르는데 말이다.
이 따뜻한 여인과 느낌은 뭣인가.
이것이야말로 '한국인의 정'같다.
대체 '정'이란 무엇인가?
듣자마자 따스함과 귀속감, 심지어 좌절까지 불러일으키는 단어다.
'정'은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좋아하고 돌봐주고 싶은 마음, 유대감, 애착이라고 한다.
실제로 정은 단지 혼자만의 머리나 가슴으로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사람들을 마치 끈으로 하나로 묶어 포옹하듯이 깊은 상호 의존성에 근거하고 있다.
그리고 상대방이 필요로 할 때 돕는 상부상조의 관계를 형성하고 '우리'에 대한 강한 의식을 필요로 한다.
한국인들에게 '우리'는 단순한 복수형 대명사가 아니라 '내 엄마'를 '우리 엄마'라고 표현하는 듯 '우리'는 집단화된 '나'에 가깝다.
또한 정은 신뢰와 희생이 요구되고 상대를 용서한다.
예를 들어 한국인들은 친구 사이에 미안한 것 없다"는 것이 원칙 중 하나다.
반면 정으로 가득 찬 관계가 시작되면 '내게 스며들었다'는 뜻으로 '정 들었다'고 표현한다.
정을 뜻하는 한자는 중국과 일본에서도 있지만 그 단어에 높은 사회적 가치를 두는 나라는 정에 큰 가치를 두며 그 나라의 특징적인 요소로 취급하고 있는 한국뿐이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정이란 설명하기 참 어렵다.
그냥 '한번 느껴보면 안다'고 하고싶다.
외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한국의 정을 느끼기 위해 한국 여행을 추천한다.
베이죠소랑쥬 명예기자 (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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