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습지 생태보고서Ⅱ] 궁지에 몰린 야생동물 서식처… "습지복원과 보호구역 확대를"

  • 사회/교육
  • 환경/교통

[갑천습지 생태보고서Ⅱ] 궁지에 몰린 야생동물 서식처… "습지복원과 보호구역 확대를"

3. 생물다양성 보전 방안은

  • 승인 2023-11-30 17:26
  • 수정 2023-11-30 17:34
  • 신문게재 2023-12-01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부엉이1
월평공원의 한 지점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큰소쩍새. /사진=임병안 기자
30일 오전 대전 갑천습지에서 멀지 않은 월평공원 한 지점에서 천연기념물인 큰소쩍새가 중도일보 카메라에 포착됐다. 발걸음 소리에 놀랐는지 푸드덕 날아오른 큰소쩍새는 30m 떨어진 나뭇가지에 앉아 등을 보인 채 고개를 돌려 기자를 주시했다. 인간이 함부로 잡고 서식지가 파괴돼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든 큰소쩍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이자 환경부에서 포획금지 야생동물로 보호되는 중으로 대전시민이 즐겨찾는 월평공원 귀퉁이에 둥지를 튼 것이다.

지난 8월에는 최근까지 새끼를 키운 흔적이 역력한 암컷 오소리가 중도일보 야간 관찰카메라에 확인되기도 했다. 야행성인 오소리가 월평공원에 서식하는 것은 그동안 대전지역 식생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다. 다만, 중도일보가 지난 여름부터 이곳에 야생동물 서식환경을 조사한 결과 갑천습지를 포함해 월평공원과 도솔산의 사람 발길이 없는 특정 지점 좁은 면적에서 그들의 흔적이 발견돼 사실상 궁지에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갑천습지와 월평공원은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는데 면적이 넓어 보여도 등산로가 너무 많고 야간 가로등과 체육시설이 무분별하게 설치돼 실제 야생동물이 안전하다고 여기고 서식할 곳은 얼마되지 않는다"라며 "산과 3대 하천의 연결성을 확보하고 야생동물보호구역을 확대해 안전한 서식처를 지켜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갑천습지에서도 여전히 낚시가 행해지고 수풀을 걷어 밭을 일구는 영농이 이뤄지면서 야생동물을 위한 공간은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도 고양이 먹이주기가 반복적으로 이뤄져도 지도단속 손길은 없는 실정이다.



생물종다양성 보전을 위해 습지를 보전하고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복원과 습지공원 개념까지 제시되고 있다. 담수습지는전 세계 생물종의 40% 이상 서식하는 곳으로 영양분을 수생태계와 육상생태계에 연결하는 먹이사슬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최근에는 도심에서 습지 개념을 도입해 식생수로를 조성해 빗물이 고여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하거나, 배수구를 약간 높여 일정 수위 이하에서는 물이 고일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김이형 공주대 스마트인프라공학과 교수는 "습지가 지닌 가치 중에서 홍수조절과 기후조절, 수질정화 기능 외에도 풍부한 영양분으로 다양한 생물서식처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생활 주변에 습지를 보전하거나 복원하는 것으로 생물종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1.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2.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