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촌 치안센터 폐지 유예, 논란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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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농촌 치안센터 폐지 유예, 논란은 지속

  • 승인 2023-11-30 18:35
  • 신문게재 2023-12-01 19면
경찰청이 농촌 지역 치안센터를 연내에 대폭 폐지한다는 방침에서 한발 물러섰다. 치안 공백 우려 등 반발이 확산되자 치안센터 폐지 대상을 줄이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경찰은 지난달 도심 강력범죄 대응 등 '현장 중심 치안체계'를 명분으로 치안센터 952곳 중 576곳 폐지를 담은 조직개편 방안을 밝혔다. 문제는 폐지되는 상당수 치안센터가 농촌 지역에 위치해 치안 사각지대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였다.

경찰청은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에서 우선 서울·대전 등 7개 광역시 등 대도시권 치안센터 202곳만 올해 안에 감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폐지 대상에 올랐던 농촌권 치안센터 231곳과 도농복합지역 46곳 등 277곳은 주민 의견과 치안 여건을 검토한 후 내년 상반기에 감축 시기와 폐지 여부를 원점에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농촌 치안센터 폐지를 중단한 것이 아닌 유예한 상황이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치안센터 폐지에 따른 치안 공백 우려는 최근 열린 충남도의회에서도 제기됐다. 방한일 도의원은 시·도별 치안센터 감축 계획을 보면 경남 73.9%, 충북 71.4%, 경북 69.4%, 충남 68.2%의 순이라고 밝혔다. 충남은 82개 치안센터 중 56곳이 폐지 대상에 올랐다. 경찰이 10분 이내 출동하지 못하는 치안 취약지역 거주 주민 비중은 충남이 33.3%로 최고 수준인데 농어촌 치안센터가 폐지되면 긴급 상황 대비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흉기 난동 등 도심 강력범죄 예방을 위해 치안체계를 개편한다는데 반대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농촌 지역에 집중된 500여 곳의 치안센터를 한꺼번에 폐지 대상으로 삼았다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 가뜩이나 소멸을 걱정하는 농촌 지역 등에 치안서비스 마저 부재한 일은 없어야 한다. 경찰 인력 확충과 자율방범대와의 연계 등 근본적인 보완책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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