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유지했다. 2·4·5·7·8·10월에 이어 7연속 동결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월 30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1%로 낮출 만큼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명분으로 무리하게 금리를 높여 소비와 투자를 더 위축시키고 가계·기업 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 위험을 키울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통위는 회의 의결문에서 동결 결정의 배경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기조적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 증가 추이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큰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와 관련해선 "수요 압력 약화, 국제 유가와 농산물 가격 하락 영향 등으로 기조적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예상보다 높아진 비용 압력에 지난 8월 전망 경로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앞으로 수출 회복세 지속 등으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은 8월 전망치에 부합하는 1.4%로 예상되고 내년 2.1%로 높아지겠지만, 국내외 통화 긴축 기조 장기화와 더딘 소비 회복세 영향으로 지난 전망치(2.2%)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금통위는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 이후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올해 1월까지 0.25%p씩 여덟 차례, 0.50%p 두 차례 등 모두 3.00%포인트 높아졌다.
금리 인상 기조는 사실상 지난 2월 동결로 깨졌고, 3.5% 기준금리가 이날까지 약 10개월째 유지되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은 효율적인 통화신용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나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안정에도 유의해야 한다.
물가안정은 돈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며 돈의 가치는 물가 수준에 좌우된다. 물가가 오르면 같은 금액을 주고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 줄어든다. 오늘날 물가안정은 돈을 발행하고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하는 중앙은행이 책임지고 있다. 한국은행도 물가안정 목표를 정해 국민에게 공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통화신용정책은 금융시장을 통해 그 효과가 퍼져나가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 통화신용정책이 효과를 거둘 수 없게 된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세계적으로 중앙은행의 금융안정기능을 강화해 나가는 추세이며 한국은행도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함에 있어 금융안정을 도모하는 데 적극 노력하고 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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