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의 '9월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세종·충남 저축성예금은 큰 폭으로 늘고, 언제든 빼서 쓸 수 있는 요구불예금은 전부 하락으로 전환됐다. 지역 중 충남이 가장 많은 목돈이 쏠렸다. 충남의 9월 저축성예금 잔액은 1조 848억원 증가한 29조 3484억원이다. 8월 8743억원 증가한 이후 증가세가 대폭 확대됐다. 저축성예금 잔액은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1.3%나 급증한 수치다. 1·2·3분기 증가세를 보면 3조 1919억원이나 크게 올라섰다. 반면, 요구불예금은 361억원 줄어든 7조 54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줄었다. 1~3분기 전체적으론 5118억원 줄었다.
세종도 9월 저축성예금 잔액이 4827억원 늘어난 13조 9372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 7452억원 줄어든 이후 크게 늘어난 것이다. 1~9월 통틀어 5441억원 늘어나며 대폭 확대되고 있다. 수신잔액 중 요구불예금은 893억원 줄어든 1조 3782억원으로, 1~9월 861억원 줄었다.
대전은 저축성예금이 소폭 감소했지만, 1년 전보다는 대폭 늘어난 모습이다. 대전의 9월 저축성예금 잔액은 1924억원 줄어든 43조 8863억원이다. 1년 전보다는 12.4%나 급증했으며, 1월부터 9월까지 증가세만 놓고 보면 6조 374억원이나 늘어나며 금고에 금액이 대폭 쌓이고 있다. 이에 반해 요구불예금은 2417억원 감소한 7조 62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나 급감했다. 1~9월 통틀어 8781억원 줄어들며 전체적인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저축성예금이 급증하고, 요구불예금이 대폭 줄어든 데는 어려운 경제 상황이 지속되고, 고금리 여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상 요구불예금은 언제든 뽑아 쓸 수 있어 투자 대기자금으로 불리는데, 투자보다는 저축 상품에 가입해 안전하게 목돈을 지키고자 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기준금리가 3.50%로 여러 차례 동결되며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자 부담을 느낀 지역민들이 이자수익을 얻기 위한 움직임도 이 같은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금융권은 분석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투자를 하기 보다는 예·적금 상품 가입으로 안전하게 돈을 지키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가 어려울수록 투자보다는 지키는 쪽으로 가는 성향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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